올해부터 의정비 자율 결정하랬더니…지방의회 10곳 중 9곳 인상

윤재옥 의원 분석…광역은 세종·기초는 평창 인상률 '24%' 최고
지방의원 의정비를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한 첫 해인 올해 전국 지방의회 10곳 중 9곳 꼴로 의정비를 인상한 것으로 26일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방의원 의정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9년도 지방의회 243곳(광역 17곳, 기초 226곳) 중 90.5%인 220곳(광역 13곳, 기초 207곳)이 의정비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비를 전년 대비 동결한 지방의회는 9.5%인 23곳(광역 4곳, 기초 19곳)에 그쳤다.

지방의원 의정비는 지방의원의 의정 자료수집 등을 위해 정액으로 지급되는 의정활동비(광역 1천800만원, 기초 1천320만원)와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월정수당(의원 직무활동에 대해 지급되는 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는 지난해 10월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라 의정비 중 월정수당을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 첫해다.

시행령 개정안 이전인 2018년에는 의정비를 전년 대비 동결한 지방의회가 전체의 42.4%인 103곳(광역의회 12곳, 기초의회 91곳)이었다.

자치단체별 자율적 선택권을 주자 동결 비율이 42.4%에서 9.5%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올해 광역과 기초를 포함한 전체 지방의원 평균 의정비는 전년 대비 2.5% 인상돼 2018년도 인상률 1.0%를 배 이상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인상률이 2018년도 인상률을 초과한 지방의회는 전체 243곳 중 절반이 넘는 129곳(광역의회 9곳, 기초의회 120곳)이었다.

광역의회 중에는 세종특별자치시의회가 2018년 4천200만원에서 2019년 5천197만원으로 23.7%를 올려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고, 기초의회 중에는 강원 평창군의회가 2018년 3천169만원에서 2019년 3천924만원으로 23.8%를 인상해 가장 인상률이 높았다. 광역의회 중 가장 많은 의정비를 받는 의회는 서울시의회(6천438만원)였고 경기(6천402만원), 인천(5천951만원), 부산(5천830만원), 대전(5천826만원) 순이었다.

기초의회의 경우 서울 강남구의회(5천044만원), 수원(5천016만원), 서울 서초구(5천9만원), 서울 중구(4천936만원), 성남(4천926만원)이 뒤를 이었다.

윤 의원은 "지방의원 의정비를 해당 지역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것은 지방분권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올해 결정된 지방의원 의정비 수준을 보면 과연 개별 의회들이 법 취지에 부합된 결정을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안부는 과도하게 의정비를 인상한 경우 해당 자치단체의 재정 수준 등에 비춰 적절하게 산정이 됐는지 등을 철저히 분석해 향후 의정비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결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