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을 임대로 대체…경기도시公, 광교에 국내 첫 '중산층 임대주택'

미래를 키우는 인천·경기

전용 60~85㎡ 이하 549가구
보증금·월세 시세의 90% 수준
2023년 하반기 입주 예상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 가능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지난 10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중산층 임대주택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 제공
경기도시공사가 수원 광교신도시에 ‘분양’을 ‘임대’로 대체한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 사업은 도시공사의 분양주택 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도시공사가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방식이다.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10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임대는 분양주택과 달리 부동산 경기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발주할 수 있어 침체된 건설경기 활성화와 정부의 임대주택 확대 정책에도 기여하게 된다”며 “이제는 주거에서 이용으로, 분양에서 임대로, 단순임대에서 주거서비스로 변환이 필요하며 임대를 고민하는 소비자의 주거 선택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시공사 수원본사 전경.
도시공사는 이 사업이 정착되면 그동안 분양주택시장에서 제기된 집값 상승 악순환 구조, ‘로또분양’과 투기조장, 중산층의 주택매입 고민, 주거서비스 패러다임 전환 등 분양주택시장에서 제기되는 네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대주택 시범사업지구는 광교신도시 내 A17블록(옛 법원·검찰청 부지)으로 549가구(전용면적 60~85㎡ 이하)를 공급한다. 이 중 20%는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에게 특별 공급된다. 2020년 민간사업자 선정 및 리츠 출자 후 10월께 착공한다. 준공은 통상 3년여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023년 하반기에 입주하게 된다.입주자는 주변시세의 90% 수준의 보증금 및 월세를 내고, 광교신도시의 우수한 주거환경에서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주택 구매에 따른 높은 대출이자 대신에 안정적인 임대료를 지급하고 식사, 청소, 돌봄 등의 고품질 서비스를 원가수준에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세를 살아도 행복하고 빚 걱정, 집 걱정 없는 세상을 통해 소비자는 주거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은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의한 ‘공공지원민간임대’ 방식의 리츠사업(이하 리츠)으로 추진되며, 공사가 출자자로 참여하는 택지공모형 민간사업자 방식을 통해 건설 및 재무투자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도시공사는 공공이 직접 보유하기 때문에 시세차익이 발생하지 않아 공공이 소수에게 혜택을 주는 로또분양 문제가 해결되고, 공사가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에 토지를 매각 후 출자해 배당을 수취함에 따라 자체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재무건전성도 강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 사장은 “첫선을 보일 예정인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분양에서 임대주거서비스로 주거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등 중산층과 서민에게 빚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일차적 목표”라며 “민선 7기가 약속한 4만1000가구 임대주택 공급과 다양한 임대주택 모델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