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캐릭터들 호연 '킬롤로지' 볼까…흥행 뮤지컬 '스위니토드' 즐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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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즐기는 공연·전시가을을 맞아 짙은 감성을 자극하는 연극·뮤지컬들이 무대를 수놓는다. 특히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가을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 공연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극적 서사와 입체적 캐릭터가 돋보이는 연극 ‘킬롤로지’와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으는 흥행 뮤지컬 ‘스위니토드’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다.
연극·뮤지컬
킬롤로지
3인극으로 현대인들의 폭력성 적나라하게 다뤄
스위니토드
3년 만에 컴백…조승우·홍광호 등 화려한 캐스팅
방대한 독백의 ‘킬롤로지’지난달 31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 ‘킬롤로지’는 제작사 연극열전이 만든 작품으로 지난해 국내 초연 당시 충격적인 소재로 큰 화제가 됐다. 영국 작가 게리 오언의 작품으로 영국에서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드’ 협력극장 작품상, ‘웨일스 시어터 어워드’ 극작상 등을 받았다.
극의 형식은 3인극으로 현대인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이야기는 온라인 게임 ‘킬롤로지’로 인해 소년 데이비가 살해되면서 시작된다.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고 싶은 아버지 알라,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살인을 위한 게임을 개발한 폴이 각각 방대한 독백을 쏟아낸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등 이야기 구조가 독특하다.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와 강렬한 조명과 음악이 만들어내는 미장센의 조화도 주목할 만하다. 방대한 분량의 독백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에너지와 속도감이 연극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데이비 역은 이주승과 은해성, 알란 역은 김수현과 윤석원, 폴 역은 오종혁과 이율이 연기한다. 연극열전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잔혹한 범죄와 미디어의 상관관계, 그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며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며 가깝게는 가정, 교육, 나아가 사회 시스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11월 17일까지.
가을의 감성에 어울리는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명작 ‘오만과 편견’도 2인극으로 재탄생한다. 다음달 20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무대에 오른다. 소설 출판 200주년을 맞아 2014년 영국 솔즈베리극장에서 초연된 화제작의 국내 초연 무대다.
내용은 원작과 동일하다. 19세기 영국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엘리자베스는 솔직한 성품으로 진정한 사랑에 대한 낭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아온 다아시와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다. 다아시가 자신의 집안을 무시하는 발언을 듣고 그를 오만한 인물로 여긴다. 원작에 등장하는 21명의 등장인물을 단 두 배우가 연기한다. 엘리자베스와 철부지 여동생 리디아 등을 A1군으로, 다아시와 위컴 등을 A2군으로 나눈다. A1군은 배우 김지현 정운선, A2군은 이동하 윤나무 이형훈이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영국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연출한 아비게일 앤더슨,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연출가 박소영이 함께 무대화한다.화려한 캐스팅의 ‘스위니토드’ ‘마리…’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다음달 2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미국 뮤지컬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미국 유명 극작·작곡가인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이다. 2008년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져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
이야기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자민 바커는 1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다. 이후 스위니 토드로 이름을 바꾸고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친다.이 작품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지킬앤하이드’의 주역들이 ‘스위니토드’에 그대로 옮겨 왔다. 조승우와 홍광호, 박은태다. 조승우는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스위니 토드 역을 맡았다. 2007년 국내 초연 당시 조연 ‘토비아스’로 출연했던 홍광호는 12년 만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박은태도 이번에 처음으로 이 역에 캐스팅됐다.
지난 8월 24일부터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도 우아하면 클래식한 분위기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5년 만에 돌아온 이 작품은 초연 당시 배우 김소현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캐릭터를 잘 살려 화제가 됐다. 베르사유 궁전과 로코코 시대 귀부인들의 스타일을 재현한 무대와 의상도 호평받았다. 이번 공연엔 새로운 인물들을 추가 캐스팅해 새로움을 더했다. 김소현은 재연에서도 타이틀롤을 맡아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 리더왕의 여인 기네비어 역을 맡았던 김소향이 새로운 마리 앙투아네트로 무대에 섰다. 공연은 11월 17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