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 규모 2.3 지진에 깜짝…정부 등 현장 조사팀 파견

26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2.3 지진이 발생하자 시민들이 불안감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진임에도 일부 시민은 놀라서 대피했고,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지진을 겪은 포항시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중앙정부를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기상청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7분 31초 경북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6km 지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09도, 동경 129.33도이고 지진 발생 깊이는 8km이다.

이번 지진은 비교적 작은 축에 속하는 규모다.규모 2.3 지진은 진도Ⅰ에 해당해 대부분 사람은 느낄 수 없으나, 지진계에는 기록되는 등급에 해당한다.

상당수 포항시민은 잠이 든 시간에 발생한 작은 규모 지진이어서 잘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진앙과 가까운 북구 주민은 지진에 깜짝 놀란 경우가 많았다.포항시민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는 "자다가 놀라서 일어났다"라거나 "밖으로 뛰어나갔다"란 의견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시민은 "아파트에서 '우르릉'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고 말했다.

경북도 소방본부에는 이처럼 지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20건 있었다.바다가 아닌 포항 육지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난 것은 지난해 5월 31일 규모 2.6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다만 지난해 5월 31일 지진 진앙은 2017년 11월 15일 지진을 촉발한 것으로 나타난 지열발전소와 거리가 멀어 여진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2017년 11월 15일 지진의 여진으로 분류되는 마지막 지진은 지난해 3월 31일 일어난 규모 2.0 지진이다.

포항시는 이번 지진 진앙이 지열발전소와 가깝고 지진 발생 깊이 8㎞로 비교적 얕아 지열발전에 따른 여진으로 본다.

2018년 3월 31일 이후 1년 6개월 만에 규모 2.0 이상 여진이 발생하자 포항시민과 포항시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지진을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속한 조사와 대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관측하고 집중 연구할 지진방재센터와 같은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지진특별법 제정, 조사단 파견 등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포항 지진을 연구해온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연구팀은 이날 오후 포항을 찾아 포항에 설치한 지진계 10여곳에서 자료를 수거했다.

이번 조사에는 산자부와 포항시 관계자가 동행했다.

부산대 김광희 교수가 설치한 포항 지진계는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없어 일일이 메모리카드에 담긴 자료를 수거해서 분석해야 한다.

파견 조사팀은 TF 위원들과 함께 검토한 다음 검토가 완료되는대로 분석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양만재 포항지열발전부지 안전성검토태스크포스 위원은 "스위스 바젤의 경우 지열발전으로 10년이 지난 뒤에도 지진이 발생했다"며 "포항은 지열발전으로 더 큰 지진이 난 만큼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