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그릇의 재발견…밀레니얼 세대 '취향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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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유리로 만든 식기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유리 소재는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다소 무거운 데다 패턴 등 디자인을 구현하기 쉽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에게 그동안 도자기 그릇에 비해 선호도가 낮았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힙하다(개성 있고 감각적이다)’면서 인스타그램 등 SNS에 유리 소재 식기와 관련된 포스팅이 부쩍 늘고 있다. 주방용품 업체들도 이 같은 트렌드에 주목해 다양한 종류의 유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SNS에 관련 포스팅 급증
주방용품 업체, 제품 다양화
도자기 업체들도 시장 참여
1881년 설립된 핀란드의 유리 전문업체 이딸라는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2014년 국내에 처음 진출한 뒤 예상외로 매출이 꾸준히 늘자 주방용 제품뿐 아니라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들여오기 시작한 것. 오랜 기술력으로 유리 소재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화병으로 구성된 ‘알바 알토 컬렉션’은 홈인테리어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지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유리공예 예술가인 오이바 토이카가 디자인한 ‘가스테헬미’는 투명색, 시블루, 크랜베리 등 다양한 색감으로 구성된 식기다.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 밀폐용기의 콘셉트를 차별화하면서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육류 및 생선류 보관 전용용기를 비롯해 수박용 용기, 전자레인지에 조리 가능한 계란찜 용기 등으로 ‘유리 제품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광글라스는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 및 유통 채널별 맞춤 전략 등을 통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도자기업체들도 유리식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는 상황이다. 한국도자기는 글라스웨어 라인인 ‘엘글라스’를 선보였다. 무겁고 불편했던 유리잔의 단점을 개선해 얇고 가볍게 만들었다. 높은 온도에서도 잘 견뎌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다. CJ오쇼핑의 자체 브랜드인 오덴세는 직영매장을 통해 유리 브랜드 ‘이첸도르프’를 내놓았다. 다양한 디자인의 유리컵을 비롯해 와인잔과 화병 등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들이다. 포트메리온도 특유의 화려한 꽃 패턴을 가진 유리 제품을 출시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