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속 피고인에 전자장치 부착 조건 첫 보석허가

”불구속 재판 확대…피고인 방어권 보장·인권침해 최소화”
법원이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게 전자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 허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법무부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돼 수원구치소에 구금됐던 A(62)씨에게 주거제한 및 전자장치 부착 등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는 피고인의 30~40%가량이 전자장치 부착 등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받고 있지만, 국내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보석 제도를 제한적으로 운영해왔다. 피고인에 대한 보석률은 미국이 47%, 영국은 41%, 유럽 평균 30.2%인데 반해 한국은 4%에 불과하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법무부는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 허가는 불구속 재판을 확대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실질화하고, 인권침해 및 사회생활 단절 등 미결구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보석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법무부는 피고인의 도주 우려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에게 부착된 전자장치를 보호관찰관이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도주 등 위반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을 인권친화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성폭력 등 강력범죄자에게 사용하던 전자장치와는 별도의 전자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치는 보다 작고 경량화된 스마트워치 형태로, 오는 11월부터 실무에 적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