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7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검찰 사이에 '검은 커넥션'이 있다고 지목하며 대야(對野) 반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전날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외압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적극 반박하는 한편으로, 해당 정보가 어떻게 한국당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역공을 펴는 모습이다.
다만 당내 기류는 다소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잇단 '조국발(發) 악재'가 당을 비롯한 여권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출구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전 '검찰과 한국당의 내통 커넥션,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 대변인은 논평에서 "주 의원은 어제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조 장관과 배우자, 통화한 검찰 관계자 세 명만 알 수 있는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며 "정치검사와 한국당의 검은 내통이 만천하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명백한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이어 "통화를 외압이라고 법석을 떨고 있지만 이는 형사소송법상 가능한 일이며 인륜에 비추어도 합당한 가장으로서의 당연한 도리"라고 역설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검찰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이해찬 대표는 "이것은 단순한 피의사실 유출이 아니라 내통한 것"이라며 "주 의원에게 이런 수사 과정을 알려준 장본인을 반드시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나아가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자녀들의 납득 어려운 논문 제출이나 부적절한 교과 외 활동 등 입시 관련 사항에 대해 전수조사할 것을 제안한다"며 '초강수' 대응카드도 꺼냈다.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야당과 내통하는 검사가 있다면 즉시 색출해서 사법처리하라"며 "정치검찰은 이 기회에 끝을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주 의원이 검찰과 계속 끈끈한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을 국민들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며 "그 의혹의 범위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광온 최고위원 역시 "(조 장관과 검사의 통화사실 공개는) 검찰에 대한 과잉수사 논란을 수사외압 논란으로 딱 치환한 것"이라며 "기막힌 여론관리의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누군가가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아울러 "한국당이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일부 검찰과 정보공유를 하고 조 장관 통화를 왜곡한다"며 "탄핵 운운은 적반하장"이라고 일갈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는 검찰에 대한 총공세에 집중하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내 기류는 다소 복잡하다.
검찰 수사 행태의 부적절성에는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검찰과의 '대치'가 당과 여권에 어떤 타격을 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반환점을 앞둔 상황에서 이른바 '조국 리스크'로 인해 국정동력이 약화하고 점차 등을 돌리고 있는 중도층의 민심을 되돌리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 역시 존재한다.
조 장관의 거취를 놓고도 "지켜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는 평가와 "이제 정리할 때가 온 것 아니냐"는 의견이 혼재하는 모양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진퇴양난인 상황이라면 조 장관을 지키고 가자는 기류가 세진 것 같다"며 "시민들이 촛불을 들기 시작하면서 더욱 그런 국면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도 통화에서 "우리 지지자들이 더 적극적인 태도가 됐다"며 "지지층의 결집이 확 세졌다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처뿐인 싸움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아야할 시점에 왔다는 시각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은 조 장관의 사퇴 여부를 떠나서 검찰도 여당도 야당도 국민에게 박수를 받을 수 없는 '마이너스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리하고 벗어나야 한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조 장관 거취를) 정리할 타이밍이 몇 번 있었지만 다 놓친 상황"이라며 "의원들이 공개되지 않는 방법으로 지도부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고, 지도부 역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