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백서, 北위협보다 中대두 첫 강조…한일협력 후순위로

"북한, 핵·미사일의 폐기를 향해 어떤 행동을 할지 지켜봐야"
최근 시험발사 北미사일 주요 특징 제시 못 해…"분석 중"
고노 방위상 "中 국방비 급속하게 늘리며 美와 어깨 나란히"
올해 일본의 방위백서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대두에 관한 설명이 북한 위협에 관한 기술보다 앞섰다.작년에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전보장환경'이라는 주제로 각국의 방위정책 등을 기술할 때 미국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이후에 북한을 중심으로 한반도 상황을 다루고 이어 중국을 다뤘는데 올해는 미국, 중국, 한반도(북한) 순으로 기술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각국이나 지역의 군사 동향을 소개할 때 2006년 이후 방위백서는 작년까지 줄곧 북한을 두 번째로 다뤘는데 올해 처음으로 중국을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다룬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위백서는 중국 항공기에 대항한 긴급발진 횟수 통계 등을 시각화해서 소개하거나 중국의 해상·항공 전력에 관한 통계를 싣기도 했다.북한에 대한 설명에는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중국과 북한에 관한 기술이 일본의 안보에 미치는 위협 요소 등을 주로 설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적 사안에서 북한을 뒤로 뺀 것은 일종의 대북 유화 제스처로도 풀이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북한에 손을 내미는 상황도 어느 정도 고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올해 방위백서가 각국 및 지역과의 방위협력·교류를 설명한 항목에서 한국의 순서를 작년보다 후순위(2번째→4번째)로 다룬 것과는 대비된다.

방위성 관계자는 "기술 순서가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일본 주요 언론은 한국의 중요도를 낮춘 것으로 해석했다.
물론 북한보다 중국을 앞순위로 올린 것은 일본이 중국에 대해 느끼는 안보 위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국방비를 급속하게 늘리고 있는 중국이 안전보장에서 미국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중국이 우주나 사이버 등 "새로운 영역에서 우세를 확보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방위백서에 담긴 북한에 관한 기술 내용에도 일부 변화가 눈에 띈다.

총론에 해당하는 개관에서 일본은 북한에 관해 "북한은 모든 대량파괴 무기 및 온갖 탄도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의 폐기를 행하지 않았으며 그 핵·미사일 능력에 본질적인 변화는 없고, 그 군사 동향은 우리나라의 안전에 대한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고 서술했다.

일본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일종의 목표로 설정하고 이같이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북한의 반발 등을 고려해 CVID 대신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일본이 작년에 개관 설명에서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개발 등의 군사적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안전에 대해 그간 없었던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것에 비춰보면 올해 설명에는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방위백서는 "앞으로 북한이 핵·미사일의 폐기를 향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를 확실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서술하기도 했다.

방위성은 작년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관해 "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의 실현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으나 올해는 "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의 실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을 한층 명확히 했다.

방위성은 북한이 올해 5월 이후 5차례에 걸쳐 시험발사한 10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 장소, 비행거리 등을 추정해 공개했으나 사정거리, 연료, 운용방식 등의 특징에 관해서는 "현재 분석 중"이라며 백서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방위상은 최근에 북한이 쏜 미사일에 신형이 포함돼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재직 중 설명한 바 있고, 일본 방위 당국이 북한 미사일의 궤도 포착에 반복해 실패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하기도 해 이런 입장 표명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