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취업 뒷바라지 했는데…대기업 합격하자 헤어지자는 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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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A 씨는 최근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았다. 취업한 남자친구의 변심 때문이다. 두 사람은 대학교 시절 교양 수업을 함께 들으며 사랑을 키웠다. A 씨는 제대 후 학교 생활에 적응 못했던 남자친구 B 씨가 안타까워 그의 학교생활을 전적으로 도왔다.
B 씨의 리포트를 손수 써주고, 취업 스터디에도 함께 나갔다.
입대 전 바닥을 쳤던 B 씨의 성적은 A 씨와 연애를 하면서 쑥쑥 올랐다. 몇 번의 학기에는 성적 우수 장학금도 탔다. A씨와 남자친구는 학교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커플이었고 주변 친구들은 '취업하면 결혼하겠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A 씨가 먼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했다. B 씨는 혼자 학교에 남았다.
A씨가 학교를 떠나자 B씨는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술 사 달라'는 남녀 후배의 제안을 받고 놀러 나가고 학업을 등한시하기 일쑤였다.뿐만 아니라 B 씨는 번번이 취업 자기소개서를 A 씨에게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A 씨는 밤 10시 야근이 끝나고 남자친구 집으로 가 자소서를 봐줬다.
야근이 없는 날에도 남자친구 집에 가서 저녁상을 차려놨다. 밖에서 술 안 마시고 집으로 와 차려놓은 밥을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불렀다. 함께 저녁을 먹지 못하는 날이면 A 씨는 남자친구에게 용돈도 보냈다.
그렇게 2년이 지났다. 남자친구는 결국 원하던 대기업에 취업했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정말 고마워. 빨리 자리잡고 결혼하자"고 했다. A 씨는 자신이 취업했을 때 보다 더 기뻐했다.
취업 후 남자친구는 조금씩 변했다. A 씨에게 의지했던 것들을 하지 않기 시작했다. A 씨는 사회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B 씨의 변화된 모습에 뿌듯해 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본 남자친구의 카톡,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의 여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A 씨는 차분히 "이 사람들과 왜 연락을 하는 거냐"고 묻자 남자친구는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회사 동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남자친구의 연락은 뜸해졌다. 주말에도 출근해야 한다며 만나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SNS에는 요즘 핫한 데이트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이 종종 올라왔다.
A 씨 친구는 얘기했다. "남자가 돈 벌기 시작하면 딴 생각 하는 거 한순간"이라고.
A씨는 남자친구의 집을 찾았다. "헤어지고 싶은 것이냐?"라고 묻자 B씨는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달라졌다"며 이별을 고했다. 그 이후로 남자친구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A씨는 남자친구와 함께한 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붙잡고 싶은 심정이다.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네티즌들은 "다시 만날 생각 꿈도 꾸지 말라", "남자친구 대기업 취업하고보니 A 씨가 초라해 보였나보다", "취업하고 나면 세상이 달라진다", "힘 내서 새로운 인연 만나는 게 좋을 듯", "자책하지 말고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라", "몇개월 지나 남자친구가 연락이 올 수 있지만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라", "흘려보낸 시간을 아까워 말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귀중히 쓰는 게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 씨를 응원했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루고 전문가 조언도 들어봅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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