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리프트 전철 밟을라 IPO 자진 철회하는 美 유니콘들

(사진=AP)
미국 유니콘 기업들(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사이에서 계획했던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버 리프트 등과 같이 큰 기대를 받으며 상장했지만 주가가 바닥을 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연예기획사인 엔데버는 다음날로 예정됐던 뉴욕증시 상장을 돌연 취소한다고 밝혔다. 엔데버는 팝가수 리한나, 영화배우 샤를리즈 테론 등이 있는 대형 연예인 소속사다. 추정 기업 가치가 80억달러(약 9조6000억원)에 달하는 이 기업의 IPO 소식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가 많았다. 엔데버는 IPO를 포기한 이유에 대해 “시장 상황이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NBC는 “최근 여러 기업들이 상장 후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뉴욕증시에는 상장 후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가 많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는 지난 상반기 상장 후 각각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와 40%씩 빠졌다. 지난 6월 IPO를 진행한 기업용 메신저 업체 슬랙의 주가도 공모가 대비 13% 빠졌다.

이날 나스닥에 상장한 실내용 운동기기 회사인 펠로톤은 공모가(29달러)보다 약 11% 떨어진 주당 25.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펠로톤은 실내용 자전거와 런닝머신에 스크린을 설치해 전문 운동강사로부터 실시간 수업을 듣도록 하는 서비스 제공 기업이다. 펠로톤은 상장 직전까지 올해 IPO 기대주로 꼽혔다. 뉴욕증시에서 IPO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유니콘 기업은 앞으로 더 나올 전망이다. 이미 IPO를 한 차례 연기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는 현재 연내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당초 올해로 예상됐던 상장을 내년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