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헤어져"…지난해 황혼 이혼 21% 급증

이혼 후 재혼 > 사별 후 재혼
고령자 셋 중 한명은 '1인 가구'
지난해 ‘황혼 이혼’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인구가 늘고 이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옅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9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령층(만 65세 이상) 남성 이혼 건수는 총 8032건으로 전년 대비 16.7% 늘었다. 고령 여성의 이혼 건수도 4148건으로 전년(3427건)보다 2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이혼 건수 증가율(2.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황혼 이혼이 급증한 데는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한몫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이혼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어떤 이유에서라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한 고령자 비율은 2년 전(23.3%)보다 3.4%포인트 하락한 19.9%로 집계됐다. ‘경우에 따라 이혼할 수도 있다’는 응답은 26.7%, ‘이유가 있으면 이혼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10.4%였다.

고령층 재혼은 늘었다. 지난해 재혼한 65세 이상 남성·여성은 각각 2.8%, 12.1% 증가했다. 다른 모든 연령·성별에서 재혼 건수가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남녀 모두 ‘이혼 후 재혼’이 ‘사별 후 재혼’보다 많았다. 재혼에 대한 견해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재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고령자 비율은 2년 전(23.0%)보다 0.6%포인트 하락한 22.4%였다.올해 고령자 가구 셋 중 하나는 1인 가구로 파악됐다. 가구 유형별로 보면 전체 고령자 438만8000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34.2%(150만 가구)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부부(33.2%), 부부 및 자녀(9.6%), 부모 중 한 명 및 자녀(5.5%) 순이었다.

지난해 고령자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31.3%로 2017년(30.6%)보다 0.7%포인트 늘어났다.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일하는 고령자(30.7%)가 비취업 고령자(19.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