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11시간 압수수색 과도…기본권 침해 최소화했는지 의문"(종합)

"檢, 옳은 일도 헌법·법률 내에서 국민 신뢰받는 방법으로 해야"
'조국 통화'에 "지휘·감독 아니다…오해 여지 아쉬워"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 "11시간이나 압수수색이 계속됐다고 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이같이 밝힌 뒤 "공권력을 집행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돼야 한다'는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깊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 총리는 "여성만 두 분 계시는 집에서 많은 남성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고 하는 것들은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또한 "형사소송법 123조에 따르면 가택을 압수수색하는 경우 집 주인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인이었다면 가장이 그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공교롭게도 그 가장이 장관이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그 점에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총리는 조 장관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 검사와 통화한 데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휘·감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관이기 때문에 오해를 받을 여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검찰이 장관의 부탁을 문제 삼는다면 검찰 스스로의 자세도 되돌아보는 균형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피의사실 유포와 같은 그때그때 반성하는 자세를 취했더라면 훨씬 더 균형 있는 검찰이라는 인상을 주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이 총리는 또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질문에 "머지않아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많은 것들이 혼란스럽게 되고 있는데 머지않아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무총리로서 조국 장관을 임명 제청한 게 잘한 결정이냐는 질문에는 "제 의견을 대통령에게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 제 의견을 포함해 여러 의견과 상황을 종합해 판단하셨다"며 "저는 그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국민의 분노가 큰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정치권이 내부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에 가져가는 게 누적되다 보니 검찰이 정치권에 영향 줄 수 있는 존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검찰이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수단과 방법을 지키면서 본연의 역할을 하는 검찰로 거듭나기 바란다"며 "그렇게 되도록 정치권이 마음을 모아서 가장 올바른 개혁 방안에 합의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검찰이 옳은 일을 한다고 해도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방법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