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프로축구 AS로마, 인종차별 팬에 '평생 경기 출입금지' 징계

인종차별로 악명 높은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의 유명 구단이 흑인 선수에게 차별적 모욕을 한 팬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평생 경기장 출입 금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27일(현지시간) AP·dpa 통신에 따르면 수도 로마가 연고지인 AS 로마의 수비수 주앙 헤수스(28·브라질)는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모욕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곧바로 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소속 구단에 조처를 촉구했고, 구단 측은 해당 팬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경찰에 신고함과 동시에 AS 로마 경기에 평생 입장하지 못하도록 징계 처분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최근 흑인 선수를 겨냥한 극성팬들의 인종차별 행태가 잇따라 불거져 국제적으로 논란이 됐다.

이번 달에만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인 인터 밀란 소속 로멜루 루카쿠와 AC 밀란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코트디부아르), 피오렌티나 수비수 달베르트 엔리케(브라질) 등이 잇따라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 하지만 리그나 협회, 사법당국 등은 가해 팬이나 구단에 대해 경찰 신고는 물론 자체 제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국내외 축구계의 거센 비판을 불렀다.

이런 점에서 AS 로마의 발 빠른 조처는 주목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징계 조처에 대해 정치권도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구단 측의 인종차별 근절 의지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주앙 헤수스를 모욕한 그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없는 사람"이라며 "그는 평생 경기장 밖에 머물러도 싸다"고 일갈했다.

새 연립정부의 한 축인 민주당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을 선언한 마테오 렌치 전 총리도 "AS 로마가 제대로 조처했다.

이것이 바른길"이라고 구단을 칭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