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조국 보도 양상 '논두렁 시계'와 같고 정도는 더 심해"

창원 강연서 "'검찰의 난'…검찰은 '구국의 결단'하면 안되는 조직"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28일 "지금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보도 양상은 2009년 '논두렁 시계' 보도와 똑같고 정도는 더 심하다"고 주장했다.유 이사장은 이날 경남 창원시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에서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조 장관 관련 보도행태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공격당할 때 발언도 잘 안 하고 주춤하다 일이 생겨버렸다"며 "조국 장관이 어찌 될지 모르나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조국 전쟁'에 참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 보도를 볼 때 누가 소스를 제공했나, 사실로 인정할 만한 팩트는 무엇인가, 기사에 쓰인 것처럼 해석될 수밖에 없나 이 3가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독자 노릇 하기 힘들지만 이걸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바보 된다"고 덧붙였다.유 이사장은 작금의 사태를 '검찰의 난', '윤석열의 난' 등으로 칭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말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 뒤 언론 정보제공 주체가 야당에서 검찰로, 보도 주체가 정치부에서 법조 출입으로 바뀌었다"며 "이게 매우 큰 전환점으로 단독이나 속보를 붙인 기사를 내려면 검사나 수사관, 직원에게 뭘 받아내야 하므로 모든 보도가 검찰 손아귀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또 "아무 맥락 없는 팩트와 조 장관, 아내인 정경심 교수가 범죄자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제목의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검찰이 이 방면으로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아와 기자들도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검찰 조직에 남아있는 '우리가 나라를 구해야 한다', '우리가 정의를 수립해야 한다'는 식의 '전두환 신군부'와 비슷한 정서가 현재 상황을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그는 "검찰은 범죄자를 잘 처벌해야지 대통령 인사권에 간섭하는 방식으로 '구국의 결단'을 하면 안 되는 조직"이라며 "제 취재에 따르면 임명 전에 두 경로 이상으로 조 장관에 대한 검찰 보고가 대통령에게 갔는데 임명이 되니 검찰 입장에서 화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장관에 대한 범죄 연루가 어려우니 부인, 자녀 문제로 도덕적 비난을 받게 하려는데 이는 '가족 인질극'"이라며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조 장관 딸이 프로그램 수료 기준에 맞게 참가했나 이런 거나 물어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조 장관 사퇴를 압박하려면 정경심 교수를 구속해야 하는데 아직 '확실한 패'가 없어 소환조차 못 하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영장을 치려면 돈 문제가 있어야 해 사모펀드를 엄청나게 뒤지고 있는데 수사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아직 당사자 소환을 못 하고 있다"며 "지금 검찰 수사는 정경심 교수 구속을 통해 대통령에게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단계까지 왔으며 이는 '검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장관을 넘어 대통령과 맞대결하는 양상까지 왔는데 총·칼은 안 들었으나 위헌적 쿠데타나 마찬가지"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너무 위험한 길을 가고 있는데 지금 상황을 되돌아보고 합리적 판단과 법에 맞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