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 시대…'착한 기업'이 잘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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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사회공헌
기업·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제품에 대한 호감 유도
![](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AA.20601633.1.jpg)
과거 이익을 많이 창출하는 기업이 더 큰 존경을 받은 적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매출과 영업이익만으로 기업을 재단하지 않는다. 양극화와 환경오염 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수록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일이 많다. <자본주의 4.0>의 저자 아나톨 칼레츠키가 따뜻한 자본주의, 즉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AA.20601056.1.jpg)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사회적 평가, 즉 소셜임팩트를 매우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의 82.8%는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때 해당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또 87.3%는 기업 평가 때 환경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기업과 브랜드가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적극적으로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소셜임팩트 트렌드에 30~40대 여성층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이미지는 매출은 물론 흥망 자체를 좌우한다. 나이키는 과거 파키스탄 아동의 노동력을 착취한 협력업체에서 축구공을 납품받았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호된 질책을 당했다. 국내에선 작년 한진가(家) 오너의 ‘갑질 사태’ 이후 관련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다. 엽기적인 직원 폭행 사건을 일으킨 양진호 전 한국인터넷기술원그룹 회장은 구속됐고 계열사들은 여전히 위기를 겪고 있다.
사회책임경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대기업이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GS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소외계층을 돕고 있다. 삼성전자 서남아총괄과 제일기획 인도법인이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공동 개발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삼성 굿 바이브’가 좋은 사례다. 국내에선 2023년까지 ‘소프트웨어 전사’ 1만 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교육생들이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달 100만원의 교육비도 지급한다.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는 연구중심 기업으로서의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있다. 빛을 반사해 교통사고 위험을 낮춰주는 투명우산 10만여 개를 매년 초등학교 등에 배포하는 것은 물론 실습형 과학 수업도 연례적으로 하고 있다. 임직원이 ‘1일 강사’로 나서는 방식이다.
공기업 중에선 한국가스공사가 지역사회공헌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올해에만 총 45억원의 ‘사회공헌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취약계층 중 아픈 어린이들을 돕는 활동에 적극적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