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女회장님으로 불렀다"…검찰, 정 교수 주초 소환할 듯

檢, 靑·與 공세에도 수사 속도

사모펀드·자녀입시 의혹 조사
정 교수가 코링크PE 실소유주
검찰, 추가 증거 확보해 조사
검찰은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임직원들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여회장님’으로 불렀다는 증거를 입수했다. 또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지 두 달 후 정 교수가 사모펀드 투자회사 관계사로부터 직접 2차전지 관련 사업설명 프레젠테이션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인멸 지시, 사문서위조 행사,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정 교수를 이번주 초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 주말에도 검찰청에 대기중인 취재진 >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이번주 초 소환 조사할 전망이다. 2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펀드 직원들 ‘여회장님’으로 불러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정 교수가 코링크PE 임직원들에게 ‘여회장님’으로 불렸다는 증거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코링크PE의 이모 대표는 ‘바지사장’에 불과하고 실소유주가 정 교수이고, 실질적인 대표는 조 장관 5촌조카인 조범동 씨(구속)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9일 외출했다가 서울 방배동 자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가 2017년 7월 31일 서울 역삼동 코링크PE 사무실에서 조 장관 일가 펀드가 투자한 웰스씨앤티 자회사인 IFM 측으로부터 사업 설명을 들은 것도 드러났다. 2차전지 개발업체인 IFM이 정 교수와 정 교수 동생 정모씨 등 두 명만을 상대로 한 ‘맞춤형’ 설명회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정 교수 남매가 IFM 측 설명을 듣고 “좋은 사업이겠다”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IFM은 조 장관 일가 펀드의 투자와 운용에 관여해온 자동차흡음재 제조업체인 익성의 자회사이자 펀드로부터 투자도 받은 기업이다.정 교수 남매는 설명을 들은 날 코링크PE의 한 펀드에 14억원을 투자했고, 한 달 뒤 이 펀드와 코링크PE는 23억원을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인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는데, 그 다음날 웰스씨앤티가 곧바로 IFM에 13억원을 투자했다. 검찰은 웰스씨앤티에서 IFM으로 건너간 13억원이 조 장관 일가의 펀드에서 나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의 투자와 운용을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을 어겨가며 ‘사기적 부정거래’까지 관여한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직접 주식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을 어긴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투자에 대해 일체 모른다고 했던 정 교수의 해명이 거짓임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 직권남용 수사는 추후에검찰은 이르면 30일 늦어도 다음달 2일 전까지 정 교수를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정 교수는 딸 입시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사문서위조 행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고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의 혐의가 워낙 방대해 두 차례 이상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 조사가 끝나면 수사의 칼날은 본격적으로 조 장관을 향할 전망이다. 하지만 여권과 시민단체들의 압박으로 조 장관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으로 가는 수사 길목에 있는 많은 관련자가 진술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 “조 장관은 검찰이 불구속기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검찰은 지난 23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에 전화를 건 조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이번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따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단순히 해프닝성으로 끝날 사건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장 수사에 들어갈 경우 당시 압수수색을 담당한 부부장검사는 ‘피해자’, 조 장관은 ‘가해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해관계 충돌’이 생겨 현재 수사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수사 시점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이인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