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노조, 간부 파업 확정…22년 무파업 신화 깨지나

노조 "임금교섭 4개월이 지났는데 사측 제시안 없어"
회사 "경영환경 악화해 노조 만족할 제시안 어려워"
올해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는 현대미포노조가 확대간부 중심으로 다음 달 2일 파업에 들어간다.이 회사 노조 간부들이 파업한 것은 1996년이 마지막이며, 이후 처음이다.

노사는 30일 울산 본사에서 23차 교섭을 열었다.

노조는 앞서 이날 교섭에서 회사가 별다른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예정대로 파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날 교섭에서 회사는 노조가 제기한 고용 불안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을 뿐 사실상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조는 향후 교섭 일정을 잡지 않고 돌아섰다.

노조 관계자는 "수년간 임금 동결과 다름없는 수준을 노조가 감내해 왔는데 회사가 이를 무시하고 올해 교섭을 불성실하게 하고 있다"며 "교섭 4개월이 지나도록 임금 관련 내용을 아예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노조는 회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39% 상승한 58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도 내년 경기 하락을 우려해 임금 부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예고한 대로 10월 2일 확대간부 100여명가량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만, 현재 북상 중인 태풍이 직접 영향을 미치면 파업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이후에도 회사가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10월 11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 조합원이 파업하면 지난해까지 22년을 이어온 무파업 신화가 깨진다.

노조는 이달 3∼5일 전체 조합원 2천114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였으며 재적 대비 59.98% 찬성으로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6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는 합법 파업할 수 있다.이에 대해 회사는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해 노동조합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시안 마련이 현재로서는 어렵다"며 "우선 노조에서 요구한 고용안정과 현안 등에 대해 회사 입장을 전달했으며, 앞으로도 노사 간 입장차를 최대한 좁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