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못하는 경기도립 정신병원…경기도·옛 위탁사업자 갈등

경기도의료원이 24시간 운영하는 공공 응급정신병원으로 개편해 올해 8월 재개원하기로 했던 경기도립 정신병원이 도와 옛 위탁사업자 간 갈등으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기존의 도립 정신병원(용인시 기흥구 상하동)은 1982년 11월 개원해 36년째 외부기관이 운영했다. 그러나 만성 적자에 시달린 수탁 기관이 재수탁을 포기한 데 이어 후속 운영자 선정도 불발되자 도가 올해 5월 7일 폐원했다.
도는 정신질환자 치료 관리 거점 기능을 공공 영역에서 맡아 정신보건 체계 혁신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24시간 진료 및 관리 체계를 갖춘 '새로운 경기도립 정신병원'으로 8월 재개원할 예정이었다.

민간에 맡겨오던 병원 운영은 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의료원에 맡기기로 했다. 새로 문을 열 도립병원 시설은 기존 도립 정신병원 인근에 있는 서울시 소유의 옛 서울시립정신병원(대지 1천862㎡, 건물 5천765㎡·160개 병상)을 임대해 쓰기로 하면서 도는 지난 7월 19일 서울시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았다.

도는 그러나 새 병원 시설의 급수 시설 설치에 비용을 대고 병원 진출입로를 소유한 기존 병원시설 수탁 기관인 A 재단과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아 개원 일자를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A 재단은 새 병원시설에 수도공급은 물론이고 별안간 산책로를 조성한다며 병원 진·출입으로 주변에 돌을 가져다 놓고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며 "변호사 자문을 거쳐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이에 A 재단 측은 "수도 공급시설은 재단에서 비용을 대 설치한 것"이라며 사용허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병원 진·출입으로 사용 요청에 대해서도 "산책 공간으로 화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병원 뒤편으로 이용하면 되지 않냐"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 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는 다음 달 1일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경기도립 정신병원 개원을 촉구할 예정이다.

보건의료산업노조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제대로 된 정신질환 응급관리 체계 구축을 기다려온 도민과 재개원 약속을 믿고 기다려온 병원 노동자들(23명)의 불안과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