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태풍이 온다니…"양식장 피해 본 여수 어민 '초긴장'

가두리 결박, 그물 씌워 고기 유실 방지…태풍 대비 '안간힘'

"피해 복구도 못 했는데 또 태풍이 온다니 걱정이네요"지난달 태풍 '타파'로 가두리 양식장을 잃은 김모(60·전남 여수시 화태도)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강풍을 동반한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 중이라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태풍 '타파'로 그는 애지중지 키우던 우럭과 돔 6만 마리를 잃었다.가두리도 모두 파도에 쓸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씨의 양식장이 있는 화태도 묘두마을 앞 해상은 태풍이 불어도 비교적 큰 바람이 들지 않았지만, 이번 태풍은 달랐다.

가두리에 남아 고기를 지키던 김씨는 태풍 '타파'가 지나갈 무렵,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김씨는 태풍 '미탁'에 대비하기 위해 가두리를 줄로 결박하고 숙소로 쓰던 컨테이너를 선착장으로 옮겼다.

김씨는 "태풍이 지나간 뒤 고기 밥도 못 주고, 가두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일상이 무너졌다"며 "애들도 양식장에 있지 말고 시내로 나오라는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태풍 '미탁'이 서서히 북상함에 따라 묘두마을 어민들은 분주하게 태풍에 대비하는 모습이다.가두리는 옮길 수 없어 줄로 결박하고 고기 유실을 막기 위해 그물을 씌웠다.

해안에 밀려든 쓰레기는 여수시와 전남도 공무원, 군인 등 200여명이 사흘간 모두 치웠다.

박민호 묘두마을 어촌계장은 "지난 태풍 때 해변으로 쓸려온 쓰레기는 모두 치웠고,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데 또 태풍이 예보돼 긴장하고 있다"며 "태풍이 올 때 가두리에 있지 말고 대피할 것을 방송하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묘두마을에서는 태풍 '타파'로 45어가 가운데 25어가가 강풍에 부서져 11억7천만원의 재산 피해를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