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용의자 대면조사 계속…경찰 "자백해도 검증해야"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A(56)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A 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보내 접견 조사를 진행했다.경찰은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까지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A 씨의 DNA가 나온 사실과 그가 화성사건 발생 기간 내내 화성에 거주한 점, 당시 수사기록 등을 근거로 A 씨를 압박했다.

또 A 씨가 강도미수 범행을 저질러 구속된 동안에는 화성사건이 더는 이어지지 않다가 그가 풀려난 지 7개월 만에 다시 화성사건이 벌어진 점, 1993년 4월 이후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에는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 당시 A 씨의 행적을 토대로 한 추궁도 이어갔다.

A 씨는 1989년 9월 26일 수원시의 한 주택에 흉기를 들고 들어간 혐의(강도예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1990년 2월 7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4월 19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A 씨가 구속되기 전 8차 사건까지 발생했던 화성사건은 A 씨 구속 이후 잠잠했다가 그가 풀려난 지 7개월 뒤인 1990년 11월 15일 9차 사건으로 다시 이어졌다.

A 씨는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뒤 9번째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도 자신은 화성 사건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자백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더 이상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백할 수 있고 나중에 번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백한다고 해도 자백의 신빙성에 대해 수사를 통해 검증한 뒤에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 결과 또한 A 씨가 알게 될 경우 수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 결과가 나올 때마다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