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불화수소 국산화 성공…"반도체 라인에 투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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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테크놀러지와 공동으로
日 수출허가 '0건'인 제품
소재 공급처 다변화 가속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01.20647125.1.jpg)
일본 정부는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시작한 지난 7월 이후 기체 불화수소 수출은 세 건 승인했지만, 액체 제품 수출은 아직 한 건도 허용하지 않았다. 산업계에선 반도체기업의 핵심 소재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SK하이닉스 관계자는 2일 “지난 1일부터 일부 생산라인에 일본산 액체 불화수소 대신 국산 제품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액체 불화수소를 램테크놀러지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램테크놀러지는 2001년 10월 설립된 반도체 공정용 화학소재 전문 기업이다. 중국산 원료를 수입해 재가공한 불화수소 제품과 자체 생산분 등을 모아 SK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다. 램테크놀러지의 액체 불화수소 공급 가능 물량은 연 7000t 수준으로 SK하이닉스 전체 수요량의 절반 정도다. SK하이닉스와 램테크놀러지는 지난해 말부터 액체 불화수소 생산을 함께 준비했고, 지난달 최종 품질 시험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지난달부터 일부 생산라인에서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생산 라인에서 일본 제품 대신 국내에서 생산한 액체 불화수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한숨 돌렸다"일본 정부가 액체 불화수소(식각액) 수출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에서 ‘국산화’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본은 지난 8월부터 순차적으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기체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수출을 허가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기체 불화수소 수출 두 건을 허가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이후 반도체 핵심 소재 3종 관련 수출 승인 건수는 총 일곱 건이다. 이번에 수출 승인된 기체 불화수소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각각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수입 물량이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처음으로 일본 정부에서 수출 승인을 받은 게 맞다”며 “아직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정수/고재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