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북 실무협상 개시 선언하고 SLBM 추정 미사일 발사…화전양면 전술?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2일 오전 7시께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올해 10차례에 걸쳐 발사했던 단거리 미사일과 달리 미국을 직접 겨냥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11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며,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거리는 약 450㎞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체가 SLBM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성 계열 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활용된다.지상에서 발사하는 ICBM과 달리 해상에서 발사하는 SLBM은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어려워 요격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SLBM은 은밀하게 쏘는 거라 언제 어디서 쏠지 추적하고 잡기가 어려워서 탄도미사일의 ‘끝판왕’ 격”이라며 “미국이 완전히 당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참은 “추가적인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발사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가) 오는 10월4일 예비접촉에 이어 10월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이뤄졌다. 지난달 10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불리는 단거리 발사체를 쏜 이후 22일 만으로, 올해 들어서만 11번째 발사다. 북한은 지난달 10일에도 미국에 대화 용의를 표명한 지 10시간도 채 안 돼 10번째 발사체를 쏘기도 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향후 미·북 실무협상에서 안전보장 문제를 의제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국회에서 북한의 미사일발사를 9.19 합의 위반이라고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과 함께 전날 이뤄진 한국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공개 등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미사일 도발을 통해 대미 압박을 강화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전형적인 화전양면(和戰兩面, 앞에서는 평화를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뒤에서는 전쟁을 준비하는 전술) 전술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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