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美 대형 IT기업에 대한 정치적 공격

케빈 오코너 < 더블클릭 창업자 겸 벤처투자자 >

스타트업이 구글에 인수된 후
대기업에 속해 반독점 수사대상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더블클릭(미국 인터넷 광고회사)을 창업한 직후 한 직원이 나에게 궁극적인 회사의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나는 당시 젊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의 오만함에 “법무부에 의해 해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는 1996년이었다. 우리는 당시 대기업들이 우리 광고 플랫폼을 구매하도록 설득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대답은 분명히 농담이었다. 그런데 2007년 구글이 더블클릭을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내가 이끌던 회사는 구글이라는 거대 검색 기업에 속하면서 반독점 수사 대상이 돼 버렸다.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 아마존도 연방정부의 반독점 수사로 공격 대상이 됐다. 하지만 수억 명의 행복한 소비자들은 자유롭게 그들이 선택해 이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내가 더블클릭을 이끌 때 우리는 엄청난 경쟁에 직면했다. 그러나 우리는 간단한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나갔다. 그것은 불필요한 경쟁을 벌이지 않을 정도로 고객이 만족할 만한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조사받고 있는 대부분의 대기업은 모두 비슷한 경쟁에서 승리한 회사들이다. 그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다. 미디어의 기술회사 비판은 시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놀라울 정도로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대 정보기술(IT) 회사의 무기는 무엇인가. 아마도 규모일 것이다. 정치인들은 큰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많은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현재 여러 테크기업은 그들의 성공으로 인해 정치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다른 인터넷회사들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이유는 없다. 검색엔진 알타비스타, 소셜미디어 마이스페이스 등을 기억해보라. 비평가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디지털 광고시장 지배력이 불법적인 시장 조작의 증거라고 말한다. 이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그들의 제품이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물론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작은 회사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나는 두 가지의 직접 경험을 말할 수 있다. 2009년 나는 건강, 교육,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파인드더베스트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매달 우리는 300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최고의 투자 자문가, 대학원 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심지어 개 품종을 찾는 것도 도왔다.

어느 날 우리 사이트 이용자가 절반으로 줄었다. 무슨 이유였을까. 구글이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구글이 검색엔진을 무료로 서비스할 때 불평한 적이 없지만, 그들이 우리 이용자를 빼앗아갔을 때는 울부짖었다. 그렇다면 구글이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그랬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십억 개의 사용자 검색에 맞춤형으로 수조 개의 웹페이지를 정렬하는 것은 여전히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난도 문제다. 우리의 실수는 우리 서비스가 너무 취약했다는 점이다.

파인드더베스트는 또 사람들이 최고의 스마트폰을 찾도록 돕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했다. 애플은 제품 비교에 아이폰이 아닌 다른 스마트폰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우리 앱을 차단했다. 애플은 시장 지위를 남용한 것인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앱스토어는 애플의 서비스고, 회사는 그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 경험 모두 우리 회사에 타격을 주었지만 시장은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결국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우리 기술을 이용하려는 아마존에 인수됐다.보수주의자들은 특히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회사들이 콘텐츠를 검열하려는 노력을 우려하고 있다. 기술기업 직원들은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데 진보적 편견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다른 모든 회사와 마찬가지로 기술회사들도 그들만의 재산권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산을 축적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했다. 정부는 그들에게 그들의 자산을 특정한 방법으로 사용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들이 인터넷회사의 재산권을 박탈하려 하는 게 완전한 미스터리는 아니다. 구글과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기업은 오바마 정부 시대에 ‘인터넷 중립성’(모든 네트워크 사업자는 콘텐츠 업체들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지지했다. 이것은 큰 실수였다. 네트워크 구축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네트워크 사업자로부터 재산권을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중에 트럼프 정부가 폐지한 인터넷 중립성은 역사상 가장 부유한 기업 가운데 일부가 무임승차하도록 허용한 것이었다. 어떤 측면에서는 지금 테크기업들은 오바마 정부 시절 잘못된 정책의 회오리바람을 맞고 있다.

더블클릭 전성기 시절에 있었던 또 다른 이야기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00년 인터넷 붐이 한창일 때 민주당원들은 나와 다른 기술 간부들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섰다. 그들은 역동적인 사업 분야를 지원하는 것처럼 보여지기를 원했다. 그들은 정치적 후원도 요구했다.나는 한 상원의원이 우리 회사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위협 수위를 높였던 일을 기억한다. 나는 당시 침을 꿀꺽 삼켰다. 나중에 그 상원의원은 내가 그의 선거운동을 위해 돈을 모을 수 있는지 물었다. 알겠다고 했다. 절박했던 나는 즉시 더블클릭 대주주로부터 12만달러를 모금했다. 아마도 오늘날의 반독점 조사는 이런 정치적 위협일 수도 있다.

원제=The Political Attack on Big Tech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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