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직원 요청에…휴일 문 연 인정 많은 식당 주인 산사태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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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7시간 만에 시신 발견된 식당 주인 "성실하고 인정 많아"
매몰된 일가족은 토박이…"화목하고 동네 양반으로 소문""인정이 많으셨어요.오늘 원래 문을 안 열어도 됐는데…."
3일 태풍 '미탁'으로 산사태가 발생한 부산 사하구 사고 현장에는 수색 7시간 만에 식당 주인 배모(65·여) 씨가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자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배 씨는 사고가 난 야산 아래에서 인근 공장 근로자를 위한 가설 건물 식당을 운영해 왔다.
오늘이 개천절 휴일이라 배 씨는 원래 식당 문을 열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하지만, 특근해야 하는 몇몇 공장 근로자들이 식당을 열어달라고 요청해 일을 나왔다.
그것도 강력한 태풍 미탁이 북상하며 억수 같은 비를 쏟아붓는 아침에 식당 문을 열고 영업을 준비했다.
태풍 영향에서 벗어날 즈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검은 토사가 식당을 덮쳤고, 7시간 뒤 그는 숨진 채 발견됐다.한 근로자는 "이 식당에서 밥을 먹어 배 씨를 수년간 봐왔다"면서 "매일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오늘 아침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평소 길고양이 밥을 주는 '캣맘' 활동을 하며 배 씨와 알게 된 한 적십자 봉사자도 "인정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며 "근로자들 요구에 고민 없이 휴일에 일하겠다고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주택과 함께 매몰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일가족 3명은 '동네 토박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권모(75) 씨와 아내 성모(70·여) 씨 노부부가 수십년간 아들 3명을 기르며 이곳에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첫째와 둘째 아들은 출가했고, 막내아들과 함께 살았다.
이들 가족과 함께 세입자 1명도 같이 살았지만, 전날 야근을 위해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아 화를 면했다.
인근 주민 박모(70) 씨는 "아침이면 그 집 어른과 밤새 별일 없었느냐고 인사를 나눴다"면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호형호제했는데 사고를 당해 안타깝고 빨리 구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형님은 동네에서도 양반으로 소문이 났다"면서 "인심도 좋고 텃밭 농사를 지으며 이웃과 정도 두터웠다""고 전했다.
주민 서모(84) 씨도 일가족이 매우 화목했다고 기억했다.
서 씨는 "노부부가 아들과 함께 매주 주말에 교회를 다니는 모습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는 매몰자 가족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연신 눈물을 흘리며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현재 일가족 가운데 막내아들이 먼저 발견됐지만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연합뉴스
매몰된 일가족은 토박이…"화목하고 동네 양반으로 소문""인정이 많으셨어요.오늘 원래 문을 안 열어도 됐는데…."
3일 태풍 '미탁'으로 산사태가 발생한 부산 사하구 사고 현장에는 수색 7시간 만에 식당 주인 배모(65·여) 씨가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자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배 씨는 사고가 난 야산 아래에서 인근 공장 근로자를 위한 가설 건물 식당을 운영해 왔다.
오늘이 개천절 휴일이라 배 씨는 원래 식당 문을 열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하지만, 특근해야 하는 몇몇 공장 근로자들이 식당을 열어달라고 요청해 일을 나왔다.
그것도 강력한 태풍 미탁이 북상하며 억수 같은 비를 쏟아붓는 아침에 식당 문을 열고 영업을 준비했다.
태풍 영향에서 벗어날 즈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검은 토사가 식당을 덮쳤고, 7시간 뒤 그는 숨진 채 발견됐다.한 근로자는 "이 식당에서 밥을 먹어 배 씨를 수년간 봐왔다"면서 "매일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오늘 아침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평소 길고양이 밥을 주는 '캣맘' 활동을 하며 배 씨와 알게 된 한 적십자 봉사자도 "인정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며 "근로자들 요구에 고민 없이 휴일에 일하겠다고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주택과 함께 매몰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일가족 3명은 '동네 토박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권모(75) 씨와 아내 성모(70·여) 씨 노부부가 수십년간 아들 3명을 기르며 이곳에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첫째와 둘째 아들은 출가했고, 막내아들과 함께 살았다.
이들 가족과 함께 세입자 1명도 같이 살았지만, 전날 야근을 위해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아 화를 면했다.
인근 주민 박모(70) 씨는 "아침이면 그 집 어른과 밤새 별일 없었느냐고 인사를 나눴다"면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호형호제했는데 사고를 당해 안타깝고 빨리 구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형님은 동네에서도 양반으로 소문이 났다"면서 "인심도 좋고 텃밭 농사를 지으며 이웃과 정도 두터웠다""고 전했다.
주민 서모(84) 씨도 일가족이 매우 화목했다고 기억했다.
서 씨는 "노부부가 아들과 함께 매주 주말에 교회를 다니는 모습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는 매몰자 가족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연신 눈물을 흘리며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현재 일가족 가운데 막내아들이 먼저 발견됐지만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