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시설서 비트코인 채굴한 러시아 핵과학자 벌금형

법원, 과학자 1명에 45만루블 벌금형 선고…나머지 2명도 조만간 처벌

러시아의 한 핵 과학자가 중요 보안 시설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다가 당국에 적발돼 45만루블(82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4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니제고로드주 사로프시 법원은 슈퍼컴퓨터 운영규칙 등을 어긴 혐의로 체포된 과학자인 데니스 마이코프에 45만루블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는 사로프시에 있는 러시아연방 원자력센터 소속으로 지난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다 붙잡혔다.
비트코인 채굴에 가담한 또 다른 과학자 2명도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고 모스크바에서 발행되는 영자지 '모스코우 타임스'(The Moscow Times)가 보도했다. 러시아연방 원자력센터는 1949년 소련의 첫 번째 핵무기를 생산한 곳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곳이다.

이 슈퍼컴퓨터는 1초에 1천조 이상의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은 암호화폐의 새로운 단위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풀기 위해서 많은 양의 컴퓨터 처리능력을 요구한다. 수사당국에 붙잡히기 직전까지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과학자들이 채굴할 수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인디펜던트는 덧붙였다.

과학자 중 한명의 변호인은 과학자들이 수사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인은 "내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채굴을 시작한 첫날에 붙잡히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비트코인 채굴이 일정 정도 진행됐음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인은 "그들은 그들이 한 짓을 후회하고 있으며 직업상의 호기심 차원이었지 사익을 취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를 채굴하려고 슈퍼컴퓨터를 무단으로 이용했다가 수사당국에 붙잡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하버드대 학생이 가상화폐를 학교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채굴하다 붙잡혔고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서도 과학자가 국가 슈퍼컴퓨터를 가상화폐 발굴에 사용하다가 체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