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英·佛·獨·스페인 집중…'폭탄' 피한 EU업체들은 "휴~"

이탈리아 치즈업체도 '울상'
식품社 네슬레·다논은 제외

미국이 에어버스에 부당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 농산물과 공산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EU 회원국과 기업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이 부과한 징벌적 관세가 주로 영국 독일 등 특정 국가와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제품의 주요 생산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이다. 에어버스 지분 80%를 소유한 모기업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4개국 항공기 제작사들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미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18일부터 관세를 부과하는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EU 제품 명단을 지난 2일 공개했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4개국에서 제작된 항공기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농산물과 공산품엔 이들 4개국을 중심으로 25%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은 싱글몰트 위스키, 스카치위스키 등 영국의 주류 및 각종 의류 제품에 25% 관세를 매길 계획이다. FT는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가 영국 위스키산업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의 징벌적 관세 소식에 막대한 손실이 예상됐던 세계적 주류제조업체인 페르노리카와 레미코인트로는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관세 부과 명단에 샴페인과 칵테일, 코냑과 영국 외 국가에서 생산된 위스키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유럽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와 다논 등도 미국의 이번 징벌적 관세로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식품회사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대부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를 부과받지 않기 때문이다. FT는 이탈리아 치즈업체 등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