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 무산되나…금융 파트너사 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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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등 각국 규제 압박페이스북이 주도해온 가상화폐 ‘리브라’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규제 압박이 커지자 페이팔,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등 초기 사업 파트너사들이 연이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비자카드·마스터카드 이어
페이팔도 참여 중단 검토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인 페이팔은 리브라 프로젝트 참여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페이팔은 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리브라 연합 회의에도 회원사 중 유일하게 불참했다.리브라 프로젝트에는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자회사 칼리브라를 비롯해 페이팔,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우버 등 2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리브라 연합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리브라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재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리브라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페이스북 측 요청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규제를 우려해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리브라가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8월 말 조사를 시작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페이팔,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등에 리브라 프로젝트 참여가 돈세탁 등에 대한 자체 윤리 규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 서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리브라 연합에서 빠지면 프로젝트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WSJ는 “주요 결제·금융 기업이 없으면 유통기업과 리브라 간 거래가 사실상 막힌다”며 “리브라가 화폐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가상화폐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쿡 CEO는 프랑스 일간지 레제코와의 인터뷰에서 “통화는 국가가 관장해야 한다”며 “사기업이 가상화폐를 발행해 권력을 잡으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제니퍼 베일리 애플페이 부사장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자 쿡 CEO가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리브라 연합의 균열 소식 등으로 주요 가상화폐 가격은 내림세를 탔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3%가량 하락한 975만원대에 거래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