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시간 등 비공개…'철통 보안' 속 북미 예비접촉

접촉 상황도 '깜깜'…대표단·취재진 '숨바꼭질'
북한과 미국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싼 실무협상을 벌이기로 했으나 그 장소와 시간, 접촉 상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였다.북미는 5일 예정된 실무협상에 앞서 4일 예비접촉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께(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회동한 것으로 추정될 뿐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으로 보이는 인물과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 북한 대표단 일행 6명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북한대사관에서 나와 검정색 승합차를 타고 출발했으나 이들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이날 이들 일행 가운데서는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대표단은 대사관을 나서면서도 회담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따라 회동에 누가 나섰는지와 구체적인 장소 등 세부 내용은 물론 접촉 상황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북미 양측은 물론 스웨덴 정부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북미가 아예 접촉 자체를 비공개로 한 적은 있지만, 일정은 밝혀놓고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미국 대표단의 출입국 일정 등 동선도 공개되지 않다가 이날 비건 대표가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외무부 청사를 방문하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되면서 그의 입국 사실이 확인됐다.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스웨덴 외무부를 방문한 뒤 차량을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비건 대표와 함께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동행한 모습도 포착됐다.
이 같은 '철통 보안'을 두고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협상 자체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미 양측 모두 협상 결과를 낙관할 수 없어 외부 노출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스톡홀름에서는 전날 공항에서부터 이날까지 북미 양측의 움직임을 파악하려는 취재진과 언론을 피하려는 대표단의 숨바꼭질이 이어졌다.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과 지난 1월 북미가 '합숙' 실무협상을 벌였던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 스톡홀름 시내의 스웨덴 외무부 청사, 알란다 국제공항 등 북미 대표단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주요 지점에는 한국을 비롯해 주요 외신과 일본, 스웨덴 매체들이 잇따라 진을 쳤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날 접촉 상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북한대사관도 대표단이 문을 나선 이후 현재까지 직원으로 보이는 한두명만 간간이 오갈 뿐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