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美,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기본적 입장 큰 변화 없어"

주미대사관 외통위 국감…"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는 확고"
北SLBM에 "대부분 협상력 제고 위해 그랬다고 말해"
후임대사 아그레망 지연엔 "곧 부여 기대"
조윤제 주미대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 측 입장이 좀 더 동시적·단계적 상응 조치 쪽으로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질의에 "미국 측에서는 기본적인 입장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큰 변화가 없다고 그렇게…(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에 그 연장선에서 큰 변화가 없으면 실무 협상이 이뤄진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하자 조 대사는 "그렇지만 훨씬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인지에 대해서는…"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조 대사의 발언을 끊고 '그러니까 하노이 회담보다는 조금 더 융통성 있고 유연성 있는 접근, 이런 것이 있다.이렇게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것이 단계적이고 동시적이고 그런 상응하는 어떤 조치들로까지 갔는지는 자신할 수 없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지요'라고 거듭 확인하자 조 대사는 "예"라고 답변했다.

조 대사는 한국시간으로 2일 이뤄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북한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그랬다고 말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진전이 없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한 것인지 아니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는지 견해를 묻는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또 그는 SLBM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독일이 회의를 소집했지만, 미국이 제동을 걸어 다음 주에 열리게 됐다면서 이런 것을 미국의 적극적인 의지로 볼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북미 접촉 및 실무협상과 관련, 1월에는 남북미가 같은 스톡홀름에서 3자 실무회담을 했는데 이번에는 배제된 것 아니냐는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는 "저희는 우리가 배제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조 대사는 "그때 3자 회담을 한 것은 협상을 한 것은 아니다"며 "그것과 이번 경우는 케이스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협상에 관한 것이 아니었고 1.5트랙(반관반민)의 학자를 포함해서 일종의 세미나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예상되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측 입장을 북미에 전달하는 등 협의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는 "각급에서 긴밀히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엔 총회 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한미 정상회담을 한 것과 관련, 목적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을 전제로 우리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느냐는 질의에 "3차 북미 회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면서도 "다만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데에 대해서는 상당히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조 대사는 국군의날 당시 F-15K 전투기의 독도 상공 비행과 관련, 이는 생산적이지 않다고 미 측이 언급한 것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던 과거와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아직도 미국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발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임 이수혁 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국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따른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다는 원유철 의원 질의에 대해 조 대사는 "그것과 관련 있다고 이해하지는 않는다.

행정 절차상 지연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곧 부여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조 대사는 미중 무역분쟁 전망에 대한 이인영 의원 질의에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이후 더 보호무역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그 과정에서 무역 마찰이 심화된 면이 있지만, 더 큰 배경은 미중 간에 전략적 경쟁이라는 흐름"이라며 "쉽게 타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