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펀드 인기 '주춤'…한달간 5천억원 자금 이탈

금리 반등에 1개월 수익률 마이너스 진입
한동안 주가 불안과 금리 인하 기대감에 뭉칫돈이 몰린 '안전자산' 채권형 펀드의 인기가 흔들리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에서 운용 중인 펀드 자금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 2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275개의 설정액은 33조6천816억원으로, 최근 1개월간 5천611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연초 이후로 보면 10조9천26억원이 순유입됐고 최근 3개월간은 2조2천709억원이 늘어난 점에 비춰보면 최근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출세는 더 눈에 띈다.

펀드 유형별로는 한 달간 초단기채권(-3천111억원), 회사채권(-2천억원), 일반채권(-905억원)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국공채권 펀드만 405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최근 자금이 일부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최근 한 달간은 8천576억원의 자금이 이탈했지만 1주간만 보면 5천45억원이 순유입됐다.

이에 비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최근 1주간 662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채권형 펀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한동안 자금이 몰리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도 올렸다.

특히 금리 하락 기대감이 채권형 펀드 수요를 자극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여서 금리가 내리면 채권값이 올라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국내 채권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2.22%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0.34%)보다 훨씬 높다.

다만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 펀드가 5.69%에 달해 손실권에 진입한 국내 채권형 펀드(-0.20%)를 앞질렀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등으로 국내 증시가 9월 들어 상승세를 탄 반면 국고채 금리는 지난 8월 줄줄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서 반등한 여파다.

한편 최근 한 달간 해외 채권형 펀드 188개에는 4천68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순유입 규모는 4조5천52억원이다.

지역별로는 북미 채권펀드에 1개월간 2천141억원이 들어왔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잇따라 부진한 결과를 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하락하겠지만 일본은행(BOJ)의 초장기 금리상승 용인 가능성 등 마찰적 요인도 있어 한국의 장기 금리 하락은 경험적인 속도보다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