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핀테크 도약 계기로 삼아야

김대복의 생로병사 매매 (27)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에 있는 자금을 출금·이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명 ‘오픈 뱅킹(open banking)’이 10월부터 시범 가동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오픈 뱅킹 시범 서비스를 거쳐 12월 중 전면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픈 뱅킹은 제3자에게 은행 계좌 등에 대한 접근을 허용해 은행 외 금융회사도 지급결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공동결제 시스템이다. 즉 은행 공동망을 핀테크 기업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셈이다. 또 특정 은행 앱 하나로도 다른 은행에 있는 계좌를 조회하고 출금·이체 등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IT 산업의 발달, 스마트폰의 보급, 금융 혁신을 위한 정책적 노력 등에 힘입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핀테크는 인터넷은행 결제·송금은 물론 로봇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블록체인 보안 기술 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테크의 핵심 원료인 금융 빅데이터의 활용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현재로서는 고객 관련 데이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클라우드 업체로 이전하거나, 다른 업종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결합해 활용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데이터 3법의 조속한 통과로 국내 핀테크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