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이 논다, 호텔 수영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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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향기국내 호텔에 야외 수영장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공간은 많이 차지하는데, 여름 한철만 운영할 수 있어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는 맞지 않는 시설물처럼 보였다. 최근 2~3년 새 ‘호캉스족’이 급격히 늘자 호텔들은 야외 수영장 활용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호캉스 손님을 가을, 겨울에도 받으려면 이들이 선호하는 야외 수영장을 어떻게 해서든 운영해야 했다.
호텔, 가을·겨울 야외 온수풀 운영
이 분야에선 신라호텔이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듣는다. 신라호텔은 수영장에 온수를 채우고 바닥과 선베드에 열선을 깔아 가을, 겨울에는 ‘온수풀’로 운영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호텔 중 처음 온수풀을 시도했다.제주 신라호텔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2016년부터 ‘플로팅 시네마’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따듯한 야외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올해도 다음달 1일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가족 투숙객이 많은 패밀리 풀에선 애니메이션 ‘몬스터파크’와 ‘리노’를 상영한다. 성인만 출입 가능한 어덜트 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은 ‘그린북’과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이다.
이 호텔은 가을, 겨울에도 한기가 느껴지지 않도록 평균 33도로 물 온도를 맞춘다. 자쿠지는 38~42도로 유지한다. 여기에 ‘핀란드식 사우나’도 갖췄다. 사우나 안에서 통 유리창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음악 공연도 한다.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 시간에는 패밀리풀 옆에서 팝 오페라 공연이 벌어진다.
파라다이스호텔은 계절과 관계없이 야외에서 물놀이가 가능한 별도의 스파 시설을 갖췄다. 부산과 인천 파라다이스에 있는 ‘씨메르’다. 씨메르는 온수풀로 사계절 내내 운영된다. 밤이 되면 음악을 크게 틀고 파티 느낌을 연출하는 ‘풀파티’가 벌어진다.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이달 중 가을 패키지를 이용하면 10% 할인해 주는 ‘10월의 행복’ 행사를 진행 중이다.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면 교보문고와 이 호텔이 함께 야외 오션스파 풀라운지에서 진행하는 ‘수북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 남산 반얀트리클럽앤스파도 야외 수영장 할인에 들어갔다. 이달 13일까지 이 호텔의 수영장 ‘오아시스’ 내 카바나를 절반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 투숙하지 않아도 된다. 할인율은 주중 40%, 주말 30%로 다소 낮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