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수소차 시대, 길게 보고 개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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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의 점유율을 가진 제품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연간 판매량이 672% 늘어난 제품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 바로 수소연료전지전기차 이야기다.

수소연료전지전기차, 통칭 ‘수소차’로 분류되는 현대차 넥쏘는 올해 연간 판매량 목표를 5000대로 잡고 있다. 국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통상 180만 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이 정도 점유율을 가진 제품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판매량이 1년 만에 6.72배 늘어난 제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넥쏘는 2018년 744대 판매됐지만 올해는 5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요즘 심심치 않게 ‘수소경제’ ‘수소사회’라는 단어가 미디어에 등장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수소가 미래 에너지로 다가왔다. 수소 에너지로 움직이는 사회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그 중심에 수소차가 있다.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고 수소사회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의 집합체가 이미 수소차에 탑재돼 있다. 이를 사용 목적에 맞게 어떻게 활용할지 선택만 하면 된다.

수소차와 항상 같이 나오는 자동차가 있다. 전기차다. 많은 전문가가 미래 자동차를 이야기할 때 수소차와 전기차를 비교하곤 한다. 두 차량의 장단점은 논외로 하자. 미래를 주도하는 환경차가 누가 될 것인가도 논외로 하자. 두 차량의 장단점은 너무 다르고 이들 모두 미래를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차이점이라면 수소차는 수소사회라는 또 다른 물결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수소차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앞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0.2%가 98.8%와 싸울 수 있을까? 싸울 필요도 없다. 수소사회라는 큰 흐름에 발맞춰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점유율은 늘어날 것이고 경쟁자들은 천천히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이승엽 <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