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ASF 의심신고…전국 최대 양돈단지 충남 초긴장

'축산 1번지' 홍성 코앞 보령시 천북면서 의심신고
"충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기반이 무너집니다."
지난달 29일 '축산 1번지'인 충남 홍성에서 ASF 의심 신고(음성 판정)가 들어온 지 1주일 만인 6일 이번에는 보령시 천북면에서 또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충남지역 양돈 농민들이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충남은 1천227개 농가가 돼지 240만 마리를 키우고 있어 사육두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특히 이번에 의심 신고가 접수된 천북면 농장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돼지 사육두수가 58만5천마리로 가장 많은 홍성군과 인접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양성 판정을 받으면 국내 양돈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특히 ASF 양성 판정 농장이 경기 북부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충남에서 ASF가 발생하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천북면 돼지농장으로 가는 길목은 무거운 적막감만 감돌았다.주변에 주택이 많지 않고 이동하는 주민이나 차량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의심 신고 농장 입구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농장 관계자들은 축사 진입로를 소독하고 축사 입구에 생석회를 뿌리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농장에서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이다.

전날 돼지 5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이날 2마리가 추가로 폐사한 것을 발견한 농장주가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의 귀에서 붉은 반점이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당국이 폐사 돼지에서 채취한 시료를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한 만큼 농민들은 초조하게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노균호 양돈협회 보령시지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지역에서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며 "1주일 전에도 홍성에서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아 한숨 돌렸는데 정말 답답하다"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보령과 홍성은 충남에서도 돼지 사육 농가가 많은 만큼 절대 뚫려서는 안 되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정밀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으면 발생 농장과 반경 500m 내에 있는 4개 농가에서 사육하는 1만7천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해야 한다.충남도 관계자는 "검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에 나올 것"이라며 "해당 농장에 가축방역관을 급파해 조사한 결과 몇 가지 의심 증상이 보이기는 했지만, 정밀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