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휩쓴 포퓰리즘, 포르투갈선 '잠잠'…집권 사회당 총선 승리

경제성장 견인에 재집권 '눈앞'…과반의석엔 미달
코스타 총리, 승리 선언…"연정 협상 착수할 것"
포르투갈 총선에서 현 집권 사회당(중도좌파)이 과반 의석에 못 미치는 제1당 지위를 확보했다.7일(현지시간) 오전 전날 총선 투표에 대한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서 사회당은 전체의석 230석 중 106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P,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회당의 기존 의석수는 86석이었다.

중도우파 사회민주당은 77석을 확보하며 2위를 차지했다.아직 4석에 대한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으나 남은 의석을 모두 사회당이 가져가더라도 과반인 최소 116석을 확보하는 데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회당은 급진 좌파인 공산당 및 좌파연대와의 연정으로 집권했던 지난 4년과 유사한 전략을 다시 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2015년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급진좌파 진영이 사회당에 정부 지출의 대폭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정부 구성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회당을 이끄는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이날 총선 승리를 선언하며 이를 지난 4년간 급진 좌파정당과 연정을 구성한 데 대해 유권자들이 지지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코스타 총리는 향후 4년을 위한 정치적 합의를 맺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 1석을 보유한 동물권 옹호 정당 '사람-동물-자연당'(PAN)과도 협상하겠다고 말했다.코스타 총리는 "정치적 안정성은 포르투갈의 국제 신용도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속적으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를 줄여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사회당의 이번 승리는 최근 유럽 전역에 걸쳐 우파 포퓰리즘이 경쟁적으로 득세하고 있는 양상을 띠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코스타 정부가 집권한 지난 4년간 당초의 회의론을 극복하고 빠르게 정치·경제·사회적 안정을 회복하고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평가와 함께 지지율이 고공행진한 데 힘입은 것이라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사회당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에 이어 제2당이 됐지만, 급진 좌파와 연대해 과반의석을 확보한 뒤 우파정부를 불신임하는 전략으로 정권을 차지한 바 있다.

군사독재 종식으로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40여년간 금기시되던 극좌파와의 연정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으나 코스타 정부는 포르투갈 경제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코스타 정부는 2010년부터 3년여간 이어진 재정위기 직후 0.2%(2014년)까지 떨어졌던 포르투갈 경제 성장률을 관광 분야의 호조 등을 앞세워 지난해 2.1%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절반 수준인 6%까지 떨어뜨려 2002 이후 최저치로 끌어내렸다.아울러 대대적 탈세 단속으로 재정수입을 늘려 포르투갈의 만성적 문제인 재정 건전성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각종 정책을 시행해 성과를 거둔 점도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