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電 질주한 LG전자, 3분기 '깜짝 실적'

영업이익 7811억 잠정 집계
시장 예상치보다 29% 많아
LG전자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증권시장의 예상치를 30%가량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7811억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4.3%, 전 분기보다는 19.7% 증가했다. 6055억원이었던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29%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3분기 매출은 15조6990억원으로 역대 3분기 중 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도 46조243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LG전자는 올해 전체 매출이 역대 최대였던 2017년 기록(61조3963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가전 사업(냉장고 세탁기 등) 매출이 3분기에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고, TV 사업에서 수익성을 회복해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폭을 줄인 것도 실적 개선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LG전자는 이달 마지막주에 3분기 확정 실적을 공시하면서 사업 부문별 실적도 발표한다.

LG전자, 역대급 질주…"가전 매출 첫 5兆 돌파"

LG전자는 2016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5000억원이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다 그해 3분기 이익 규모가 반토막 났고 4분기엔 적자로 전환했다. 2017년과 지난해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반기까지 선전하다 하반기에 고꾸라지는 ‘상고하저’ 현상이 LG전자의 실적 흐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올해 역대 최대 매출 가능성

LG전자가 7일 공시한 지난 3분기(7~9월) 잠정 실적을 보면 올해 상황은 다르다. 이 회사는 3분기에 78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역대 3분기 기준으로 보면 휴대폰 사업에서 흑자를 낸 2009년 3분기(851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3분기 이익이 2분기에 미치지 못하던 ‘징크스’도 올해는 깨졌다. LG전자는 2015년만 빼고 매번 3분기 이익 규모가 2분기보다 적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이익 규모는 2분기(6523억원)보다 1300억원가량 많았다.

LG전자 매출을 놓고 보면 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올 3분기 매출은 15조6990억원으로 역대 3분기 매출 중 최고치인 지난해 기록(15조4270억원)을 경신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46조21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증권가에선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매출이 3분기에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H&A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 추세대로라면 H&A사업본부의 올해 전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TV와 PC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 실적도 3분기에 개선된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2분기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056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49.2% 급감했다.
4분기 스마트폰 실적 주목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쏠려 있다. 업계에서는 3분기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5월 출시한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LG V50 씽큐’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V50은 화면을 덮는 플립 형태의 스마트폰 전용 액세서리인 듀얼스크린을 장착해 인기를 얻으며 50만 대 이상 팔렸다. 이전 모델인 V40보다 3배가량 많이 팔린 것으로, 2014년 출시한 G3 이후 최대 판매량이다.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한 데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MC 부문 적자가 이어지자 2분기에 스마트폰 제조라인을 평택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2분기에는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지출해 적자폭이 늘었다.

스마트폰 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흑자 전환 기대도 커지고 있다. MC사업본부는 2분기 313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3분기에도 적자를 봤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LG전자는 V50의 후속작인 V50S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11일 출시하는 V50S 역시 듀얼스크린을 탈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V50S는 듀얼스크린을 대폭 개선한 게 특징이다. V50 소비자의 불만을 반영해 듀얼스크린의 접는 각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하고 전면 알림창을 적용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정인설/고재연/홍윤정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