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룸에서 송년회를"…세상에 없던 공간 임대로 年거래액 15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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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직장인 이나경 씨(36)는 퇴근 후에 가야금을 배우기로 했다. 야근이 잦은 직업이라 고정수업은 부담스러워 개인교습을 택했지만 장소가 문제였다. 적당한 연습실을 찾던 이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공간 임대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였다. 이 서비스를 통해 이씨는 서울 홍대 인근에 시간당 5000원에 연습실을 빌렸다.스페이스클라우드는 2014년 문을 연 공간 임대 플랫폼이다. 회사 법인명은 앤스페이스. 도심 내 유휴 공간 소유자와 수요자를 연결한다. 빈 공간을 연습실, 파티룸, 세미나룸 등으로 활용하게 해준다. 소셜 벤처 액셀러레이터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에서 3000만원의 시드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2016년 네이버에서 17억원을 유치하면서 사업 규모를 키웠다. 스페이스클라우드 플랫폼 거래액은 2017년 40억원에서 지난해 8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50억원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년 두 배씩 성장하는 셈이다.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사진)는 “공간 임대 사업의 핵심은 호스트 확보”라고 강조했다. 현재 스페이스클라우드에 이름을 올린 공간 소유자는 1만5000명에 이른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공간 임대 사업을 시작했다가 장소를 빌려주는 전문 업체로 성장한 곳도 있다.
비어있는 상가·건물 공간을
파티룸·연습실 등으로 빌려줘
"내년엔 주택사업 도전할 것"
파티룸 수요가 제일 많다. 또래들과 여가를 즐기길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를 잡아챘다는 게 정 대표의 분석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에 등록된 파티룸만 6000곳이 넘는다. 서울 홍대 지역인 마포구 세무서에 ‘파티룸’이라는 업종이 새로 생겼을 정도다. 공급이 상당함에도 송년회 시즌에는 예약이 쉽지 않다.
정 대표는 “비어있는 상가나 저평가된 건물을 적당한 콘셉트의 공간으로 제안해 호스트와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유휴 공간을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상품으로 개발해 건물 가치를 올리는 ‘밀레니얼 세대 맞춤형 디벨로퍼’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이다.앤스페이스는 내년부터 주거 사업에 도전한다. 내년 1월 서울 대치동에 첫 커뮤니티하우스인 ‘앤스테이블’이 문을 연다. 취향이 비슷한 2030 세대 20~24명이 살 수 있는 주거공간이다. 정 대표는 “도시를 더 재밌는 공간으로 꾸미는 오퍼레이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