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지하철서 음료수 병에 소변보는 아이…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엄마들은 간혹 외출이 두렵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들 때문이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급히 용변이 마렵다고 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등골이 서늘해지고 식은땀까지 난다. 아이를 번쩍 들고 부리나케 화장실로 뛰어가는 엄마들은 '슈퍼우먼'이다.

하지만 일부 엄마들은 '무개념' 소리를 듣기도 한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민폐를 끼칠 때 제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A 씨는 지하철역에서 '맘충'을 목격했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금요일 퇴근길, 지하철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A 씨 앞에는 한 아이와 부모, 할머니가 서 있었다.

3살가량으로 보이는 아이는 가족과의 외출이 신이 났는지 시끄럽게 떠들었다. 악을 쓰거나 소리를 지르는 수준은 아니었던 터라 '그러려니' 생각했다. 갑자기 아이는 엄마를 붙잡고 "엄마, 나 쉬!" 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아이 엄마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다. 바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음료수 병이었다.

아이 엄마는 병을 들어 보더니 남아있던 음료수를 다 마셨다. 곁에서 보던 아빠는 아이가 움직이지 못하게 잡았다. 엄마는 아이 바지를 내리더니 뽀로로 음료수 병에 소변을 보도록 했다.

A 씨가 자신이 지금 목격하고 있는 게 뭔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이 소변이 지하철 시트와 아이 아빠의 바지에 튀는 것을 목격했다.

아이 아빠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자기 바지에 묻은 것만 열심히 물티슈로 닦았다. 평소라면 그냥 모른 척 넘어갔을 테지만 이들의 행동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아이 아빠에게 "저기, 여기도 시트에도 묻은 것 같은데 닦아 주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아이 엄마는 황당한 표정으로 A씨를 보더니 "애 오줌 묻은 거 가지고, 뭘 그렇게 유난이냐"고 따졌다.

당황한 A 씨는 "보통 지하철에서 내려서 화장실에 데려가거나 승강장 구석이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안 보는 데서 보게 하는 게 맞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곁에 있던 할머니는 "처자가 아직 애를 안 키워봐서 모르는 것 같다"며 "나중에 애 낳아 봐라"라고 훈계했다.

A 씨는 "싱글인 제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고충을 이해 못 하는 건 당연하다. 이건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되는데, 제가 오지랖을 부린 건가?"라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싱글이고 아니고 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저 가족이 비상식적인 것", "아이가 소변 참기 힘들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사람들 많은 곳에서 엄마가 나서서 저렇게 행동하다니…", "글만 봐도 극혐이다. 오줌 튄 자리에 앉는 사람들은 무슨 죄", "교통비를 두 번 결제하더라도 내렸어야지", "멀리 나올 때는 차라리 기저귀를 채워라", "애 엄마가 보기에도 몰상식해 보인다. 여자아이였어도 지하철 한가운데서 볼일 보게 했을까?", "어렸을 때 쉬 마렵다고 바로 배뇨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자제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하더라. 참을 수 있냐고 물어보고 최대한 가까운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유아기 배뇨 훈련은 아이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만 24개월에 26%, 30개월에 85%, 36개월에 98%의 아동이 낮 동안에 대소변을 가리게 되고 평균적으로 대소변 가리기 훈련에 걸리는 시간은 약 3개월 정도다. 만 4세경에 성인 형태의 배뇨 조절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놀이에 집중하면 방광이 가득 찼다는 신호를 무시하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놀이터에서 갑자기 화장실을 찾게 되는 경우이다. 방광이 가득 차기 전 일정 시간 간격을 정해 배뇨하도록 부모가 도와야 한다. 2~3시간마다 완전 배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랜 시간 잘못된 배뇨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완전히 방광을 비우지 못해 '사고'를 치기도 한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소변을 볼 수 있도록 긴장을 풀게 하고, 다 봤다고 하더라도 다시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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