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위메프, 4000억 규모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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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코리아·IMM인베스트먼트▶마켓인사이트 10월 8일 오후 4시10분
4년 만에 '구원 투수'로 재등판
김정주 넥슨 대표, 허민 대표와
게임 '던파' 인수로 각별한 인연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위메프가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코리아와 국내 벤처캐피털(VC)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다. 2015년 넥슨 지주회사인 NXC와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60억여원의 자금을 유치한 뒤 4년여 만이다. 위메프는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업계 1위 쿠팡을 잡기 위한 공격 경영을 강화할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넥슨코리아로부터 25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0억원 등 총 4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다. 넥슨코리아의 자금은 지난달 넥슨코리아가 위메프 모회사인 원더홀딩스에 투자한 3500억원 중 일부다. 투자금 중 71%가 위메프에 수혈되는 셈이다.
위메프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2010년 창업한 이커머스 회사다. 그는 네오플을 창업한 뒤 온라인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해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2008년 네오플을 넥슨에 판 뒤 위메프 모회사인 원더홀딩스를 세웠다. 위메프는 ‘특가데이’ ‘최저가’ 등 가격 정책을 앞세운 마케팅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다음으로 확고한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장 점유율에선 꽤 차이가 난다. 지난해 위메프의 거래액은 쿠팡(9조원)의 절반인 약 5조원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주 NXC 대표가 또다시 위메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김 대표는 2015년에도 NXC를 통해 위메프에 1000억원(보유 지분 11.4%)을 넣었다. 이런 일련의 투자 배경에는 김 대표와 허 대표 간 각별한 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두 사람은 2008년 넥슨이 네오플을 3800억원에 인수한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아왔다. 던전앤파이터는 지금도 넥슨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효자 게임이다. 김 대표는 올 들어 추진했던 넥슨 매각이 불발되자 지난달 허 대표를 넥슨 개발자문역으로 영입했다.
IMM인베스트먼트도 위메프에 추가 베팅했다. 2015년 60억여원(보유 지분 0.7%)을 투자한 데 이어 이번에는 투자금을 1500억원으로 늘렸다.
투자자들은 이번 투자를 진행하면서 위메프의 가치를 2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1조원 가까이 평가받았던 2015년 때보다 2배 이상 가치가 올랐다.위메프가 ‘실탄’을 채운 만큼 이커머스 업체 간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위메프는 특가 집중 정책을 바탕으로 시스템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쿠팡을 정조준해 쿠팡보다 비싼 생필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차액의 2배를 보상해준다는 최저가 정책을 선언하기도 했다.
티켓몬스터는 ‘타임특가’ 전략을 내세워 특정 시간마다 파격적으로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방식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가격 경쟁보다는 배송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로켓 배송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벽 배송과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김채연/이동훈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