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의 '중심' 되려는 2년차 전현우 "쇼터를 선생님처럼"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 시즌을 맞이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국내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대권 재도전'의 서막을 힘차게 열고 있다.

특히 2년 차 슈터 전현우(23·194㎝)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선배들과 함께 그 중심에 섰다. 전현우는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3점 슛 3개를 포함해 15점 5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의 82-73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15점은 프로 데뷔 이후 그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5일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처음으로 한 경기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올린 뒤 이날은 5점을 더 보탰다. 5리바운드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고려대 출신으로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6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한 전현우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7경기에 출전, 평균 13분을 소화하며 3.2점을 올렸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도 출전하며 신인으로 소중한 경험을 쌓은 그는 이번 시즌 유도훈 감독의 신임 속에 팀 내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아직 세 경기를 치른 데 불과하지만, 출전 시간은 지난 시즌의 2배 가까이 늘어난 평균 23분 40초, 득점은 9점을 기록 중이다.

이런 활약에 관해 묻자 전현우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감독님이 자신감을 많이 강조하신다. 믿고 기용해주시고, 잘한다고 해주셔서 더 생기는 것 같다.

(차)바위 형, (정)영삼 형, (박)찬희 형 등에게서 좋은 말도 많이 듣다 보니 자신감이 커져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 감독은 전현우에게 베테랑 외국인 선수 섀넌 쇼터(30)를 '멘토'로 붙여 배우게 했다.

전현우는 "거의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일대일로 따라다니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고 있다.

영어가 부족해 번역기를 쓰고 메신저도 이용해가며 함께 연습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쇼터는 정말 열심히 하더라. 새벽에 출발하기 전에도 개인 운동을 하는데, 그런 것들이 저에게도 도움이 된다"면서 "오늘도 쇼터와 오전 8시부터 훈련한 뒤 팀 훈련에 참여하고 경기장에 왔다"고 전했다.

'쇼터 선생님'의 효과가 발휘된 것일까. 연일 '인생 경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전현우는 "형들과 함께 경기에 많이 뛰면서 팀의 연승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면서 "계속 자신감을 갖고 슛을 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