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일왕 즉위식 참석 가능성 커져…한일관계 전환점 될까

정부, 양국 물밑 조율 완료 후 확정할듯…금주 내 발표 가능성
한일관계 '분수령' 주목…지소미아 종료 시행 등 추후 변수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일 관계에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 여부에 대해 "확정되지 않았다"며 "양국 간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하고, 그것이 끝나야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즉위식 전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뚜렷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이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밑 조율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에 직접 간다면 정부로서는 실익이 없거나 정치적으로 부담으로 된다고 판단할 수 있고, 이 총리보다 낮은 급의 인사를 파견한다면 일본 측으로부터 외교적 결례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전날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일왕 즉위식에 이 총리를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하고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왕 즉위식이 임박했기 때문에 정부는 늦어도 이번 주 내에 일왕 즉위식에 파견할 정부 대표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양국 관계가 경색된 상태에서 일왕 즉위식이 관계 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국내 대표적인 '지일파'로 꼽히는 이 총리가 일왕 즉위식에 갈 경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메시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예우를 갖춰 일본의 국가적 경사를 축하함으로써 일본 내 조성된 일부 혐한 분위기도 누그러뜨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약식회담이나 면담 등의 형식으로 직접 만나게 된다면 한일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이 경우 문 대통령의 한일 관련 메시지를 이 총리가 전달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 총리가 가게 될 경우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고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22일 지소미아 종료 시행, 강제징용 배상 관련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 등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들이 남아 있는 만큼 일왕 즉위식 자체가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