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페이스, 튀는 작명·참신 마케팅으로 '돌풍'

모링가 크림·닭발 크림·배추 - 화장품 맞교환 이벤트

닥터코스 등 中企 화장품 발굴
"R&D 투자해 세계시장 공략"
김용회 원페이스 대표가 모링가 추출물로 만든 크림과 남성용 파운데이션을 설명하고 있다. 원페이스 제공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등에서 30년 넘게 일하며 1세대 화장품업계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방문판매 위주였던 국내 화장품 유통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큰 흐름을 포착하고 2009년 온라인몰 위주의 유통회사 원페이스를 창업했다. 하지만 대기업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엔 ‘남의 제품’을 가져다 온라인에서 팔았다. 그러다 보니 ‘내 제품’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시행착오 끝에 ‘기적의 나무’로 불리는 모링가 추출물로 개발한 크림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소비자들에게 ‘인생 크림’이라는 평가를 얻어 인기몰이하고 있다. 김용회 원페이스 대표의 얘기다. 화장품 시장은 실력 있는 중소기업에 ‘가능성의 땅’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모링가 추출물’로 성분·기능 차별화
2015년 출시한 ‘모링가 크림’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링가 추출물로 제조한 기초화장품이다. 히말라야 등 척박한 땅에서 서식하는 식용작물인 모링가 나무는 수분을 머금고 있어 물이 귀한 지역 사람들의 식수 대용으로도 쓰인다. 비타민 철분 단백질 등 식물이 가지기 힘든 92개의 영양 성분을 함유한 데다 독소 제거 및 염증 치유 역할도 해 최근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김 대표는 “정제수나 해양심층수 등 ‘물’로 만드는 일반 수분크림과 달리 새로운 시도를 통해 모링가 추출물을 50% 이상 넣었다”며 “‘먹음직스럽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제형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화장품업체가 타깃 소비자를 20대로 잡는 것과 달리 40~50대 여성을 겨냥하고, 가격을 3만원대로 낮춰 책정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다. 피부 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었다.처음엔 자체 온라인몰에서만 판매했으나 제품을 써본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10만 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자 모링가 크림을 따라한 ‘미투 제품’까지 등장했다. 모링가 오일과 클렌징크림, 남성용 색조화장품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최근 수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인기’

모링가 크림의 히트로 자신감을 얻은 원페이스는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는 기발하고 독특한 제품 및 마케팅에 나섰다. 2017년엔 닭의 해를 기념해 ‘닭발크림’을 내놨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닭발에 함유된 콜라겐 성분을 추출해 만들었다. 김 대표는 “아나운서들이 SNS에서 닭발크림을 소개해 ‘아나운서크림’이라는 애칭을 얻었다”고 설명했다.얼마 전 배추 등 농산물값이 폭락하자 배추 한 포기와 모링가 크림을 바꿔주는 ‘배추-화장품 맞교환’ 행사를, 소비자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일반인 모델 콘테스트’, 밸런타인데이가 안중근 의사의 사형 언도일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안 의사를 기리는 인증사진을 찍으면 화장품을 선물하는 ‘안중근 의사 이벤트’ 등 참신한 기획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창업 초기부터 품질은 뛰어나지만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보석 같은 화장품을 발굴해 자사 온라인몰에서 유통해 히트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원페이스가 소개한 브랜드는 닥터코스, 닥터영, 차모스, 코코스타 등 다양하다. 김 대표는 자신의 직급을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지킴이’라고 자청한다. 회사와 직원, 사람들의 피부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김 대표는 “차별화된 접근법으로 세계에 브랜드를 알리고 내실을 키워 연구개발에 투자해 제2, 제3의 모링가 크림을 내놓고 싶다”고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