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친환경 공법·항균 컬러 강판으로 지속가능 경쟁력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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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국가대표 기업들동국제강은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신공법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앞세워 세계 철강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점점 강해지는 환경 규제에 대비해 친환경 공법 도입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정관념 깬 컬러강판동국제강의 프리미엄 제품으로는 컬러강판이 대표로 꼽힌다. 동국제강은 철강업계 최초로 ‘럭스틸(Luxteel)’ ‘앱스틸(Appsteel)’ 등과 같은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를 선보였다. 2011년 탄생한 럭스틸은 철강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컬러강판에 브랜드를 입혔다. 철강 마케팅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의 전통적인 철강 영업 방식인 B2B(기업 대 기업)에서 벗어나 건축 설계자 등이 철강 소재를 직접 선택하게 함으로써 고객 중심의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2013년에는 가전용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을 내놨다.
최근에는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기술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을 현상하듯 철판에도 사진을 인쇄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컴퓨터에 연결된 잉크젯 컬러 프린터처럼 4~7색 잉크를 강판에 분사해 컬러강판을 만드는 방식이다. 동국제강의 잉크젯 프린트 강판 기술은 변색, 부식 등에 강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컬러강판에 항균 기능을 더한 럭스틸 바이오 제품도 ‘대표 선수’다. 컬러강판에 생활 환경균에 대한 항균성뿐만 아니라 탈취 및 항곰팡이 효과, 반영구적 살균 효과, 낙서 방지 기능 등을 추가했다. 항균 엘리베이터 방화문, 일반 건축 내장재, 제약회사, 반도체 공장, 식품 공장 등에 폭넓게 사용될 전망이다.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서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컬러강판 연구개발팀과 디자인팀을 운영하며 고객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협업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생산부터 소재 설계, 시공 솔루션까지 컬러강판과 관련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사 구매 담당자와 주로 거래하는 B2B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건축 설계자는 물론 가전, 엘리베이터 제품 개발자와 협업함으로써 마케팅 영역을 확장했다.
친환경 공법으로 환경 규제 대응동국제강은 점점 강해지는 환경 규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현대식 전기로 사업을 도입했다. 전기로 제강사는 고철을 녹여 새 철강 제품을 만든다. 여기서 새 제품이 고철이 되고 고철이 다시 새 제품이 되는 순환 과정이 반복되는데, 이 과정에서 철이 40회 이상 재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고로 제철소와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적고 제조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도 많지 않다. 전기로가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동국제강은 2010년부터 친환경 공장 구축에 나섰다. 인천 제강소의 낡은 전기로와 철근 압연라인을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설비로 교체했다. 설비 투자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요소를 고려해 공장의 하드웨어 전체를 탈바꿈시켰다고 회사는 설명했다.에코아크 전기로는 대표적인 친환경 설비로 꼽힌다. 전기로 안에서 쇳물이 녹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원료인 철스크랩을 투입할 수 있어 효율이 높다. 약 3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서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은 최소화한 공법이다. 국내에서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한 것은 동국제강이 처음이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에코아크 공법은 국가 지정 온실가스 저감 공법으로 인증받기도 했다”며 “공장 전체의 친환경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