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아파트 시세'…실거래가 상승, 감정원 시세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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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의원 분석…서울 4∼6월 실거래지수 올랐는데 감정원 동향지수는 떨어져
"표본조사로 실거래가와 차이 발생" vs "신뢰부족 통계로 정책 오판 우려"
한국감정원이 매달 발표하는 집값 통계와 실거래가 지수의 격차가 크고 추세선도 반대로 나타나는 등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 의원이 한국감정원의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 지수와 실거래가에 기반한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를 분석한 결과 동일한 기준 연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평균 100.61인 반면 한국감정원이 시세 조사를 거쳐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는 평균 99.66으로 나타났다.실거래가 지수와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가 모두 2017년 11월을 기준점(100)으로 삼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거래가 지수는 기준점 대비 상승했는데, 한국감정원 시세는 하락했다는 의미다.이 기간 서울 아파트의 월간 실거래가 지수도 평균 117.48인데 감정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는 평균 107.77로 전국보다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실거래가지수와 가격동향지수가 반대로 가는 현상도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지난 3월 115.4로 5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4월(115.8)에 다시 오르기 시작해 6월(120)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실제 올해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 금액이 발표된 이후 강남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해 4월 이후부터 가격도 강세로 전환한 곳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는 올해 4월 107.3에서 5월 107.1, 6월 107.0으로 계속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전국 아파트도 마찬가지다.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4월 99.2에서 5월에 99.3, 6월에 99.9로 높아졌는데 감정원의 가격동향 지수는 4월 98.9, 5월 98.6, 6월 98.3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호영 의원은 "실거래가지수와 동향지수의 격차가 큰 것도 문제지만 실거래가격은 오르는데 시세 조사는 하락하고 있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현행 법상 60일 이내에 신고가 이뤄지는 실거래가 사례를 충실히 반영할 수 없다 보니 감정원의 시세 조사가 조사 대상 중개업소의 주관적 판단이나 매도자의 호가에 의존해 발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감정원 측은 "월간 주택가격동향의 조사 대상 표본과 실거래 주택이 달라 지수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은 전국에서 미리 산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중개업소 전화 모니터링과 현장조사, 실거래가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이때 조사 대상 주택 표본수는 전국 기준 총 2만7천502호, 이 가운데 아파트는 1만6천480호 수준이다.여기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표본수는 7천850호, 지방 아파트는 8천63호 정도에 불과하다.
감정원 관계자는 "시세를 조사하는 표본과 실거래가 이뤄진 주택이 일치하지 않고, 실거래가 많지 않은 소위 '비인기 단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표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승 또는 하락 추이 자체가 정반대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정부의 정책 판단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통계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시장 상황을 오판하게 되고 이는 곧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호영 의원은 "과거 주간동향 자료에 기반한 오판으로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는 재정개혁특위원회의 종합부동산 개편안보다도 후퇴한 정부안을 발표했다가 이후 서울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뒤늦게 9·13대책을 통해 종부세를 강화안을 발표했다"며 "국가통계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감정원의 통계가 조사시점이 경직돼 시차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매주 월요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목요일에 발표하면서 한 주간 가격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금주 통계가 아니라 사실상 '지난주' 통계에 가까운 셈이다.
월간 가격동향도 '15일'이 속한 주의 월요일을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져 그달의 시세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다.감정원이 발표한 9월 주택가격동향조사는 15일이 일요일로, 월요일인 9일 기준(8월13일부터 9월9일까지 동향)으로 조사가 이뤄져 사실상 8월 통계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민간 조사업체인 부동산114 통계는 이미 6월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했는데 감정원은 7월 들어서야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안 의원은 "미국은 연방주택기업감독청(FHFA)에서 월간으로 미국의 50개 주를 9개로 묶은 센서스 구역별로 공표하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분기별로 주택가격을 공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주간 단위로 집값을 공표하는 곳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지적했다.안 의원은 "주택가격 통계의 신뢰성은 매우 중요한데도 한국감정원의 가격 동향조사는 국가승인통계라는 권위에 기댄 채 신뢰성이 떨어지는 속보성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며 "주택을 상품으로 다루는 주간 단위의 가격 동향 조사는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표본조사로 실거래가와 차이 발생" vs "신뢰부족 통계로 정책 오판 우려"
한국감정원이 매달 발표하는 집값 통계와 실거래가 지수의 격차가 크고 추세선도 반대로 나타나는 등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 의원이 한국감정원의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 지수와 실거래가에 기반한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를 분석한 결과 동일한 기준 연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평균 100.61인 반면 한국감정원이 시세 조사를 거쳐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는 평균 99.66으로 나타났다.실거래가 지수와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가 모두 2017년 11월을 기준점(100)으로 삼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거래가 지수는 기준점 대비 상승했는데, 한국감정원 시세는 하락했다는 의미다.이 기간 서울 아파트의 월간 실거래가 지수도 평균 117.48인데 감정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는 평균 107.77로 전국보다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실거래가지수와 가격동향지수가 반대로 가는 현상도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지난 3월 115.4로 5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4월(115.8)에 다시 오르기 시작해 6월(120)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실제 올해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 금액이 발표된 이후 강남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해 4월 이후부터 가격도 강세로 전환한 곳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지수는 올해 4월 107.3에서 5월 107.1, 6월 107.0으로 계속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전국 아파트도 마찬가지다.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4월 99.2에서 5월에 99.3, 6월에 99.9로 높아졌는데 감정원의 가격동향 지수는 4월 98.9, 5월 98.6, 6월 98.3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호영 의원은 "실거래가지수와 동향지수의 격차가 큰 것도 문제지만 실거래가격은 오르는데 시세 조사는 하락하고 있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현행 법상 60일 이내에 신고가 이뤄지는 실거래가 사례를 충실히 반영할 수 없다 보니 감정원의 시세 조사가 조사 대상 중개업소의 주관적 판단이나 매도자의 호가에 의존해 발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감정원 측은 "월간 주택가격동향의 조사 대상 표본과 실거래 주택이 달라 지수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은 전국에서 미리 산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중개업소 전화 모니터링과 현장조사, 실거래가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이때 조사 대상 주택 표본수는 전국 기준 총 2만7천502호, 이 가운데 아파트는 1만6천480호 수준이다.여기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표본수는 7천850호, 지방 아파트는 8천63호 정도에 불과하다.
감정원 관계자는 "시세를 조사하는 표본과 실거래가 이뤄진 주택이 일치하지 않고, 실거래가 많지 않은 소위 '비인기 단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표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승 또는 하락 추이 자체가 정반대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정부의 정책 판단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통계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시장 상황을 오판하게 되고 이는 곧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호영 의원은 "과거 주간동향 자료에 기반한 오판으로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는 재정개혁특위원회의 종합부동산 개편안보다도 후퇴한 정부안을 발표했다가 이후 서울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뒤늦게 9·13대책을 통해 종부세를 강화안을 발표했다"며 "국가통계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감정원의 통계가 조사시점이 경직돼 시차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매주 월요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목요일에 발표하면서 한 주간 가격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금주 통계가 아니라 사실상 '지난주' 통계에 가까운 셈이다.
월간 가격동향도 '15일'이 속한 주의 월요일을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져 그달의 시세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다.감정원이 발표한 9월 주택가격동향조사는 15일이 일요일로, 월요일인 9일 기준(8월13일부터 9월9일까지 동향)으로 조사가 이뤄져 사실상 8월 통계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민간 조사업체인 부동산114 통계는 이미 6월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했는데 감정원은 7월 들어서야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안 의원은 "미국은 연방주택기업감독청(FHFA)에서 월간으로 미국의 50개 주를 9개로 묶은 센서스 구역별로 공표하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분기별로 주택가격을 공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주간 단위로 집값을 공표하는 곳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지적했다.안 의원은 "주택가격 통계의 신뢰성은 매우 중요한데도 한국감정원의 가격 동향조사는 국가승인통계라는 권위에 기댄 채 신뢰성이 떨어지는 속보성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며 "주택을 상품으로 다루는 주간 단위의 가격 동향 조사는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