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에 개헌 압박하는 아베…연내 의회 해산 가능성 내비쳐

아베 "12월 선거 이긴 적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가 야당이 개헌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의회를 해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연내에 중의원(하원) 선거를 실시해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10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평화헌법이 제정된 지 벌써 70년 이상이 지났다”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개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개헌 문제와 관련해 “국민적인 논의와 관심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아베 총리는 야당이 개헌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의회를 해산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압박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잇따라 흘리고 있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이 전날 총리공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아베 총리에게 “11월에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하자 아베 총리가 “그런 얘기가 있다”고 답했다는 얘기가 일본 정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즉위 후 처음으로 여는 추수감사 제사의 일종인 다이조사이(大嘗祭·11월 14∼15일)가 끝난 후 중의원을 해산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12월에 선거해서 이긴 적이 있었으니까”라고 언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2012년 말 총선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둬 아베 2차 정권이 수립된 것과 2014년 11월 중의원 해산 후 열린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