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 매우 쉽다" 동맹관 민낯…한반도현안에도 불안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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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가치보다 '돈' 우선 재확인…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파고 예상
'한미연합군사훈련 및 주한미군 감축·철수' 대북협상 카드 가능성 관측도미국의 '시리아 철군' 방침 파문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동맹관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시리아 동북부 지역 철군 방침으로 터키 침공의 길을 터줌으로써 미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공을 세운 쿠르드 동맹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는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면서다.
이는 '고립주의' 내지 '불(不)개입 주의'로 대변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동맹의 문제도 비용적 차원에서만 접근, 전통적 우방 및 혈맹의 가치를 끊임없이 폄훼해온 '트럼프식 동맹관'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동맹 관련 행보와 맞물려 워싱턴 외교가 및 동맹국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가뜩이나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내 정치의 혼란 요인이 잠복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스타일'에 따른 예측불허성까지 맞물리면서 동맹 정책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리스크'라는 말이 다시금 회자할 정도이다.동맹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인식은 9일(현지시간) 시리아 철군 문제와 관련된 그의 발언에서 여과 없이 노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미국의 IS 격퇴를 도와온 상황에서 (미국이) 터키의 이번 시리아 공격을 허용함으로써 앞으로 필요한 경우 동맹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보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동맹은 매우 쉽다(Alliances are very easy)"라고 말했다.이를 두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이번 결정으로 인해 향후 동맹을 구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론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이 터키의 공격을 막기 위해 IS에 맞선 싸움을 그만둔다 해도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기란 쉬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문제를 들어 동맹에 대한 불만을 또다시 쏟아냈다.그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동맹들은 우리를 이용해 왔다"며 "우리보다 훨씬 더 큰 수혜자인 유럽 국가들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가 나토에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봐라. 많은 경우 우리의 동맹들은 우리를 엄청나게 이용해 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독일과 프랑스 등을 예로 들어 "우리에게 엄청난 금액을 빚지고 있지만 갚지 않고 있다.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했다.
동맹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공개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이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대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가끔은 동맹국들이 '적'들보다 미국을 더 나쁘게 대한다는 논리를 펴며 이른바 '무임승차론'에 기댄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나서 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들과 브로맨스를 과시할 때면 미 조야 내에서는 '동맹'은 경시하면서 '적'에게는 유화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론이 고개를 들곤 했다.
지난 연말 미 워싱턴 정가를 이미 한차례 강타한 바 있던 시리아 철군 파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에 반기를 들고 떠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는 사퇴의 변을 남긴 바 있다.
시리아 철군을 계기로 다시금 환기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기조는 그 상대를 가리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한반도 현안과 관련해서도 불안 요인으로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당장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지난달 24∼25일 서울에서 열린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1차 회의로 본격 시작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이 현실화됐다.
여기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주한미군 감축·철수 문제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상응조치 '카드'로 테이블 위에 올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문제들을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발표한 성명 등을 통해 '선(先) 적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 문제를 직접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엄청난 돈 낭비'라며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터트려왔다.
그는 지난 8월 10일 트윗을 통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문제를 제기한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소개하면서도 이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동맹 보다 북한 편을 들었다'는 비판론에 직면했다.앞서 미측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지난달 6일 미시간대 강연 및 문답에서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 "우리는 그것과는 매우 떨어져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완전한 비핵화 시 '전략적 재검토'도 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여지를 둔 바 있다.
/연합뉴스
'한미연합군사훈련 및 주한미군 감축·철수' 대북협상 카드 가능성 관측도미국의 '시리아 철군' 방침 파문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동맹관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시리아 동북부 지역 철군 방침으로 터키 침공의 길을 터줌으로써 미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공을 세운 쿠르드 동맹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는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면서다.
이는 '고립주의' 내지 '불(不)개입 주의'로 대변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동맹의 문제도 비용적 차원에서만 접근, 전통적 우방 및 혈맹의 가치를 끊임없이 폄훼해온 '트럼프식 동맹관'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동맹 관련 행보와 맞물려 워싱턴 외교가 및 동맹국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가뜩이나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내 정치의 혼란 요인이 잠복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스타일'에 따른 예측불허성까지 맞물리면서 동맹 정책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리스크'라는 말이 다시금 회자할 정도이다.동맹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인식은 9일(현지시간) 시리아 철군 문제와 관련된 그의 발언에서 여과 없이 노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미국의 IS 격퇴를 도와온 상황에서 (미국이) 터키의 이번 시리아 공격을 허용함으로써 앞으로 필요한 경우 동맹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보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동맹은 매우 쉽다(Alliances are very easy)"라고 말했다.이를 두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이번 결정으로 인해 향후 동맹을 구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론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이 터키의 공격을 막기 위해 IS에 맞선 싸움을 그만둔다 해도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기란 쉬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문제를 들어 동맹에 대한 불만을 또다시 쏟아냈다.그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동맹들은 우리를 이용해 왔다"며 "우리보다 훨씬 더 큰 수혜자인 유럽 국가들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가 나토에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봐라. 많은 경우 우리의 동맹들은 우리를 엄청나게 이용해 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독일과 프랑스 등을 예로 들어 "우리에게 엄청난 금액을 빚지고 있지만 갚지 않고 있다.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했다.
동맹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공개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이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대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가끔은 동맹국들이 '적'들보다 미국을 더 나쁘게 대한다는 논리를 펴며 이른바 '무임승차론'에 기댄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나서 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들과 브로맨스를 과시할 때면 미 조야 내에서는 '동맹'은 경시하면서 '적'에게는 유화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론이 고개를 들곤 했다.
지난 연말 미 워싱턴 정가를 이미 한차례 강타한 바 있던 시리아 철군 파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에 반기를 들고 떠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는 사퇴의 변을 남긴 바 있다.
시리아 철군을 계기로 다시금 환기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기조는 그 상대를 가리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한반도 현안과 관련해서도 불안 요인으로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당장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지난달 24∼25일 서울에서 열린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1차 회의로 본격 시작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이 현실화됐다.
여기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주한미군 감축·철수 문제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상응조치 '카드'로 테이블 위에 올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문제들을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발표한 성명 등을 통해 '선(先) 적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 문제를 직접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엄청난 돈 낭비'라며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터트려왔다.
그는 지난 8월 10일 트윗을 통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문제를 제기한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소개하면서도 이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동맹 보다 북한 편을 들었다'는 비판론에 직면했다.앞서 미측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지난달 6일 미시간대 강연 및 문답에서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 "우리는 그것과는 매우 떨어져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완전한 비핵화 시 '전략적 재검토'도 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여지를 둔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