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털기] 프랑스 실용감성…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15회
△ 시트로엥 뉴C5 에어크로스 시승기

▽ 편한 승차감, 의외의 주행성능도
▽ 다양한 기능 다만 디테일은 부족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넓은 공간활용이 가능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세단보다 SUV 판매량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SUV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게중심이 높아 흔들림이 많고 자연적으로 승차감이 나빠진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려는 제조사들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시트로엥의 ‘뉴 C5 에어크로스 SUV’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세단보다 편한 SUV’를 목표로 개발된 준중형 SUV다. 프랑스식 실용성과 편안함을 담아냈다. 지난 2일 뉴 C5 에어크로스를 만나봤다.

◇ 매력적 외관과 편안한 승차감

뉴 C5 에어크로스의 외관은 프랑스 시트로엥답게 개성적이다.글동글하면서도 블랙&화이트로 단정함을 갖췄고 앞과 측면 에어범퍼에 빨간 포인트를 줘 발랄한 느낌마저 든다. 매서운 눈매와 우락부락한 체형을 연상시키는 일반적인 SUV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내부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시트로엥 뉴 C5 에어크로스는 전장·전폭·전고가 4500·1840·1690mm인 준중형 SUV다. 최고 출력은 177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이다. 디젤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토크는 다소 낮은 편이지만, 도심형 SUV로 활용한다면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뉴 C5 에어크로스에 타면 소파를 연상시키는 푹신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도 1:1:1의 독립식 시트이기에 편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도로에 있는 다소의 요철을 밟더라도 별다른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양한 안마 기능도 제공한다.뉴 C5 에어크로스에는 이중 고밀도 폼 소재로 만들어진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가 적용됐다. 진동과 소음을 억제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와 다카르랠리 경험을 반영한 완충장치(서스펜션)도 적용됐다. 자잘한 요철은 스프링으로, 큰 충격은 유압식 쿠션으로 상쇄한다. 덕분에 돌로 포장된 길에서도 아스팔트와 같은 승차감을 유지하고 높은 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가로 840mm, 세로 1120mm의 시원한 파노라마 선루프도 장점이다. 옆면 창문과 함께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해 장시간 운전에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뉴 C5 에어크로스의 복합 공인연비는 12.7km/l이지만, 시승에서는 13.5km/l를 기록했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운전석과 뒷좌석에서 본 파노라마 선루프, 스마트폰 무선충전 거치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 실용적이지만 곳곳에 남은 불편들뉴 C5 에어크로스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한 고밀도 폼 시트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있으니 점차 땀이 차고 더워졌다. 고밀도 폼이 공기 흐름을 막은 탓으로 풀이된다. 통풍 기능도 없어 처음의 편안함은 점차 불편함으로 변해갔다.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이 차량은 레벨2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한다. 하지만 시승하며 이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진 못했다. 관련 조작 버튼이 핸들 뒤편에 숨어있던 탓이다. 운전자 시야에 보이지 않기에 익숙해지더라도 버튼을 보지 않고 조작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은 주행 모드 설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뉴 C5 에어크로스는 기본 외에 에코, 스포츠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다만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센터페시아 아래에 위치한 버튼을 깊게 눌러야 한다. 계기반에 변화도 없기에 버튼이 제대로 눌러졌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도 없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측면.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스마트폰 무선충전도 제공하지만, 운전 과정에서 스마트폰 위치가 조금만 틀어져도 작동하지 않았다. 운전자는 이용하기 불편한 기능들인 셈이다. 시트로엥이 추구한 ‘편안함’이 정확히 무엇인지 다소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다만 이런저런 기능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시트로엥의 뉴 C5 에어크로스는 만족스러운 차량이 되어준다. 정지 신호를 받아 교차로에서 대기하던 도중, 제동거리를 잘못 계산한 뒷차가 에어크로스를 가볍게 접촉한 일이 있었다.여느 차량이라면 범퍼 도장이 까지고 심하면 금까지 갔을 상황이었지만, 에어크로스에는 흠집조차 남지 않았다. 문콕이나 범퍼 흠집은 고민하지 않고 타는 프랑스의 실용성을 느낄 수 있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