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시진핑 인도서 회동…'양국교역' 유적지서 관계개선 모색

첸나이서 1박 2일 일정 시작…무역·테러 대응 등 논의 전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1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서 이틀간의 비공식 회담 일정을 시작했다. NDTV,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2시께 첸나이에 도착했다.

이어 시 주석은 차량편을 이용해 첸나이 남쪽 '힌두교 사찰 도시' 마말라푸람으로 이동했다.

그는 이곳에서 모디 총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힌두교 쇼어 사찰을 비롯해 갠지스강 관련 신화가 담긴 벽화, 석조상 등 7∼8세기 유적을 돌아본다. 마말라푸람은 당시 인도 남부를 지배한 팔라바 왕조의 주요 교역항이었다.

여기에선 중국과도 활발하게 교역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 중국 측이 두 정상의 방문지로 마말라푸람을 골랐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이어 만찬과 문화 공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12일 오전에는 첸나이 남쪽 유명 휴양시설인 '타지 피셔맨스 코브'에서 양자 회담 등이 열린다.

모디 총리가 주최하는 오찬에서도 두 정상은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은 지난해 4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양자 회담을 한 바 있다.

당시 두 정상은 2017년 6월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국경 군사대치로 냉각된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시도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양측은 무역 등 여러 이슈를 폭넓게 논의하며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양국은 카슈미르 인근 라다크, 부탄 동쪽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의 영유권 문제로 다소 사이가 껄끄러운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인도 정부가 지난 8월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의 주(州) 지위를 없앤 뒤 잠무-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해 연방 직할지로 직접 통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최근에는 시 주석이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인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와 베이징에서 회담한 뒤 파키스탄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혀 인도 측이 반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와 관련한 민감한 이슈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측에 의해 의제가 제기되더라도 인도 측은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외에 깊은 논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대신 두 정상은 무역 등 경제 이슈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은 신흥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인도를 '우군'으로 확보해야 하고, 인도는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를 줄일 방안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테러에 대한 공동 대응도 주요 의제로 전망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쑨웨이둥 주인도 중국대사는 PTI통신에 "이번 회담에서 양측 사이에 새로운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을 환영하며 "이번 비공식 정상회담이 양국 간 유대를 더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비공식 회담이라는 성격상 양국 정상의 공동 성명 발표나 양해각서(MOU) 체결 등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 주석은 12일 오후 네팔로 건너가 K.P.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 등과 회동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