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과거사위 민간위원들도 "윤석열 별장접대 의혹 근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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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조사단 참여 변호사 "의미있는 진술이라면 조사했을 것…녹음도 안돼"
조국 "민정수석 때 윤 총장 의혹 사실 아니라 판단"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원주 별장에서 접대받은 사실을 검찰이 재수사 과정에서 덮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당시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참여했던 민간위원들도 "윤 총장 의혹을 수사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김학의 사건 재수사를 담당한 검찰 수사단은 물론 민간위원들조차 수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사안이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 윤 총장에 대한 인사 검증을 담당한 조국 법무부 장관도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 점검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히며 의혹은 정리되고 정치적 논란만 남는 모습이다.
◇ "50권 수사기록에 윤석열 이름 없어"
한겨레21은 11일 "윤 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윤중천 씨 별장에 들러 접대받았다는 윤씨 진술이 나왔으나 검찰이 기초 사실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고 보도했다.한겨레21 보도의 근거가 된 것은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 검사가 작성한 윤중천 씨 면담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윤씨가 윤 총장에 대해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한두줄 담겨있다.
윤씨의 정식조사 참여를 설득하면서 기초조사를 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면담은 서울시내 한 호텔 등 외부에서 두 차례 이뤄졌으며, 녹음되지 않았다.이후 꾸려진 김학의 사건 수사단이 면담 보고서를 확인한 뒤 윤씨를 불러 윤 총장에 대해 묻자 윤씨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진상조사단의 김학의 사건 조사팀에 소속됐던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면담 보고서 내용이 올해 1월 공유돼 단원(6명) 모두가 윤 총장의 이름을 봤다"며 "그러나 3월 말 (김학의 사건) 수사단이 만들어질 때까지 단원 누구도 윤 총장을 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윤 총장 이름이 기재된 보고서 내 진술이 정말 의미가 있고, 조사 필요성이 있음에도 안 했다면 (검찰이 아닌) 조사팀 단원이 이 사건을 뭉갠 것"이라며 조사할 근거가 없었기에 조사 얘기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사팀은 검사 2명, 변호사 2명, 교수 2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박 변호사 같은 민간단원들이 윤중천 씨 발언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그의 다이어리, 수첩,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관련자 진술 등이 포함된 검찰·경찰 수사 기록에 윤 총장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조사팀은 50권 분량의 2013년 김학의 사건 1차 수사기록을 검토했다.
박 변호사는 "윤중천은 자기 과시가 심한 사람이라 진술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며 "(윤씨 외) 관련자 진술 중 윤 총장을 지칭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조사를 해야 하지만, 그런 근거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상대·윤갑근은 다른 단서 발견돼 수사 권고
진상조사단과의 비공식 면담에서 윤씨가 윤 총장과 함께 언급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에 대해선 검찰과거사위가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원주 별장에서 한 전 총장이 2005년에 쓰던 명함이 발견됐고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1년 윤씨의 민원을 받아들여 수사 주체를 바꿔준 정황이 있다는 게 수사 촉구의 주된 근거였다.
윤 전 고검장에 대한 수사 촉구는 2013년 수사 당시 윤씨의 운전기사가 경찰에서 한 진술 등이 근거가 됐다.
경찰이 제시한 윤 전 고검장 사진을 보고 운전기사가 "별장에 온 적이 있고 윤씨와 호텔이나 일식집에서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윤 총장의 경우 관련 진술과 정황 증거가 제시된 두 사람과 달리 수사에 착수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는 게 진상조사단과 과거사위 일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과거사위 위원은 "윤씨가 별장에 다녀갔다는 여러 법조인을 언급하는 부분에 윤 총장 이름이 한 차례 나온다"며 "별장을 수시로 드나들었다든지, 접대를 받았다는 게 아니라 유명한 사람 위주로 '누구누구가 왔다'는 언급뿐이라서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전 총장과 윤 전 고검장에 대해선 검찰 수사단이 유착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하지 않았다.
윤씨는 진상조사단 비공식 면담 과정에서 "한 전 총장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고 했으나 정식 조사에선 부인했다.
윤 전 고검장의 경우 윤씨가 명함이나 연락처를 갖고 있다는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박준영 변호사는 "보도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 총장 수사에 반대하는 이들의 이해관계"라고 주장했다.사안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윤 총장 임명) 당시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 점검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
조국 "민정수석 때 윤 총장 의혹 사실 아니라 판단"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원주 별장에서 접대받은 사실을 검찰이 재수사 과정에서 덮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당시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참여했던 민간위원들도 "윤 총장 의혹을 수사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김학의 사건 재수사를 담당한 검찰 수사단은 물론 민간위원들조차 수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사안이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 윤 총장에 대한 인사 검증을 담당한 조국 법무부 장관도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 점검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히며 의혹은 정리되고 정치적 논란만 남는 모습이다.
◇ "50권 수사기록에 윤석열 이름 없어"
한겨레21은 11일 "윤 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윤중천 씨 별장에 들러 접대받았다는 윤씨 진술이 나왔으나 검찰이 기초 사실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고 보도했다.한겨레21 보도의 근거가 된 것은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 검사가 작성한 윤중천 씨 면담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윤씨가 윤 총장에 대해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한두줄 담겨있다.
윤씨의 정식조사 참여를 설득하면서 기초조사를 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면담은 서울시내 한 호텔 등 외부에서 두 차례 이뤄졌으며, 녹음되지 않았다.이후 꾸려진 김학의 사건 수사단이 면담 보고서를 확인한 뒤 윤씨를 불러 윤 총장에 대해 묻자 윤씨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진상조사단의 김학의 사건 조사팀에 소속됐던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면담 보고서 내용이 올해 1월 공유돼 단원(6명) 모두가 윤 총장의 이름을 봤다"며 "그러나 3월 말 (김학의 사건) 수사단이 만들어질 때까지 단원 누구도 윤 총장을 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윤 총장 이름이 기재된 보고서 내 진술이 정말 의미가 있고, 조사 필요성이 있음에도 안 했다면 (검찰이 아닌) 조사팀 단원이 이 사건을 뭉갠 것"이라며 조사할 근거가 없었기에 조사 얘기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사팀은 검사 2명, 변호사 2명, 교수 2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박 변호사 같은 민간단원들이 윤중천 씨 발언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그의 다이어리, 수첩,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관련자 진술 등이 포함된 검찰·경찰 수사 기록에 윤 총장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조사팀은 50권 분량의 2013년 김학의 사건 1차 수사기록을 검토했다.
박 변호사는 "윤중천은 자기 과시가 심한 사람이라 진술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며 "(윤씨 외) 관련자 진술 중 윤 총장을 지칭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조사를 해야 하지만, 그런 근거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상대·윤갑근은 다른 단서 발견돼 수사 권고
진상조사단과의 비공식 면담에서 윤씨가 윤 총장과 함께 언급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에 대해선 검찰과거사위가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원주 별장에서 한 전 총장이 2005년에 쓰던 명함이 발견됐고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1년 윤씨의 민원을 받아들여 수사 주체를 바꿔준 정황이 있다는 게 수사 촉구의 주된 근거였다.
윤 전 고검장에 대한 수사 촉구는 2013년 수사 당시 윤씨의 운전기사가 경찰에서 한 진술 등이 근거가 됐다.
경찰이 제시한 윤 전 고검장 사진을 보고 운전기사가 "별장에 온 적이 있고 윤씨와 호텔이나 일식집에서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윤 총장의 경우 관련 진술과 정황 증거가 제시된 두 사람과 달리 수사에 착수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는 게 진상조사단과 과거사위 일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과거사위 위원은 "윤씨가 별장에 다녀갔다는 여러 법조인을 언급하는 부분에 윤 총장 이름이 한 차례 나온다"며 "별장을 수시로 드나들었다든지, 접대를 받았다는 게 아니라 유명한 사람 위주로 '누구누구가 왔다'는 언급뿐이라서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전 총장과 윤 전 고검장에 대해선 검찰 수사단이 유착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하지 않았다.
윤씨는 진상조사단 비공식 면담 과정에서 "한 전 총장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고 했으나 정식 조사에선 부인했다.
윤 전 고검장의 경우 윤씨가 명함이나 연락처를 갖고 있다는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박준영 변호사는 "보도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 총장 수사에 반대하는 이들의 이해관계"라고 주장했다.사안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윤 총장 임명) 당시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 점검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