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조국 사의에 '지지'→'사과' 태세 전환…"조국이 검찰개혁 성공시켰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의원들이 '조국 나가라'고 말하면 경선에서 지고 말 안하면 본선에서 진다더라."

"조국, 11월 아닌 수일 내 사퇴한다는 설도 있다더라."

초지일관 조국 지지를 천명했던 박지원 의원의 3인칭 화법이 국민들에게 전해진지 며칠 안된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진 사의를 표했다.

박 의원의 선구안이 맞아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정국의 흐름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태세전환에 돌입한 것일까.

박 의원은 이날 조국 사퇴 발표 이후 SNS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개혁에 방점을 찍고 저는 지금까지 조국 장관의 임명에 대해 청문회 등 모든 언론에 지지를 표명했다"면서 "저는 처음부터 문재인 대통령은 개혁을 위해 조국 장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제기된 의혹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최종적으로 민심을 봐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국민은 그의 여러 의혹 해명에도 그를 용납하지 않았다"면서 "조 장관의 개혁에 대한 사명감과 문 대통령을 위한 사퇴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조 장관은 역대 어떤 정권도 이룩하지 못한 검찰개혁을 성공시켰다"는 뜻은 굽히지 않았다.

앞서 조 장관의 검찰개혁을 지지하고 인사청문회에서도 야당으로서는 유일하게 조 장관의 임명을 지지했던 박 의원은 최근 시사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 내에서 의원들이 자기들이 말하지 못하니 날더러 조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말해달라고 한다"는 등의 인용화법으로 여론에 편승해 왔다.

조 장관은 이날 사의를 밝히면서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 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